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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지붕뚫고 하이킥] 지훈 그의 곁에서

by 카타리나39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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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수술실밖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니 그냥 앉아 있는것이 벽에 기대어 잠이 들어 있었다.

"저...저기요........."

세경의 작은 말소리는 이어폰을 끼고 잠들어 있는 남자를 깨우지 못했다. 아니 사실 깨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세경이다. 차마 비어있는 옆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세경은 그저 남자의 곁에 섰다. 한발짝만 움직이면 남자의 옆자리에 앉을수 있음에도 세경은 그렇게 서 있었다.

'저렇게 있으면 목 아플텐데...'

하지만 세경은 가만히 남자를 바라보다 마냥 곁에 서 있기만 했다. 잠들어 있는 남자도 그걸 바라보며 곁에 있는 세경도 시간이 얼만큼 흘러갔는지 모른다. 잠깐 잠깐 세경은 곁눈질로 남자를 살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것만 왠지 조심스러운 세경이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왔다. 조금만 더 있다 나오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남자를 누군가가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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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은 어색하게 손을 들어 아는체를 했다. 하지만 남자는 바로 곁에 서 있던 세경을 알아채지 못하고 동료들과 얘기를 하며  세경앞을 그냥 스쳐 지나갔다. 세경은 들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세경의 입에서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왔다. 다시 돌아가 남자의 책상에 쇼핑백을 두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까 왔을때 그냥 놓고 갈껄...하는 후회가 들었다.

남자가 바빠서, 동료들과 얘기하느라고 자신을 못봤을꺼란것을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가슴 한구석을 차지하는것은 어쩐일일까. 왜 자신은 남자를 부르지 못했을까....아니 왜 남자는 그렇게 가까이 서 있는 자신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알아주길 바랬는지도 몰랐다. 자신의 존재를...잠깐 한번 고개만 돌리면 보였을 자신의 존재를...

심부름이 끝나고 주어진 세경의 시간, 오랫만에 느끼는 여유였지만 이곳 서울에선 세경이 갈곳이 없었다. 어느곳도 아는곳이 없는 세경이였다.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터벅 터벅 걷던 세경의 눈에 커피숖이 들어왔다. 며칠전 그가 손에 쥐어 주었던 따뜻한 커피 한잔의 기억...세경은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은 낯설었고 또한 어색했다. 다들 친구와 연인과 들어와 앉아 있는 곳에 세경은 혼자있다. 커피 종류가 그렇게 많은줄도 처음 알았다. 어떤 커피를 원하냐는 물음에 대체 무슨 소린가 했다.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아메리카노요?"라고 물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게 뭔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마셔본 커피의 맛은 썼다. 오로지 쓴맛밖에 느낄수가 없었다. 왜 사람들은 이걸 마시는것인지 알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혼자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외로움...이렇게 사람이 많은 커피숖 안에서 세경은 그 단어를 떠올렸다. 지금의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 일어서야했다.

"세경씨!"

자신을 부르는 정음의 목소리에 세경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것이 이렇게 반가울줄 몰랐다.

 

***

하이킥의 연인들이라고 해서 별도로 쓰고는 있지만 순서는 좀 바뀌거나 짬뽕이 될지라도 시트콤 자체와 내용이 달리 가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만의 그 연인들에 대한 리뷰라고 보시면 될껍니다 ^^;; 내용이 달리가자면 생각할게 많아져서..제가 요즘 귀차니즘이 찾아왔거든요. 그런거 생각하는건 넘 귀찮다는... ㅜㅡ

하지만 조금 달라질지...아니면 끝까지 이럴지는 저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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