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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카타리나39 2013. 7.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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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4-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까맣게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
가격비교

집근처에 있는 도서대여점이 사라지고 나는 책을 무조건 구입해서 읽을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책값이 어디 한두푼이여야지. 그러다 집 가까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하철을 한번만 타고 가면 되는곳에 중고서점이 생겼다.

친구와의 약속을 이곳으로 정한것은 그냥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이였다. 그런데 서점을 둘러보는 나의 손에는 어느새 몇권의 책이 들려 있었고 그중에 하나가 이책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란 이름도 한몫했지만 책 제목이 또 한몫 했음을 부인할수는 없다. 이런 제목을 달고 나오는 소설의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했으니까

이 책은 단편집이다 (내가 싫어라하는 단.편.집 ㅋㅋ)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은 많은 생각들을 하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저 아, 어째야 하지? 그런적도 있었지. 그래, 그랬는데...라면서 결국은 현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슬퍼하거나 노하지도 않고 그저 그런거지 인생이란! 이런 삶의 철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마냥! 그래서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상의 사건들을 들여다보며 나도 그저 그럴수도 있겠구나! 가 되어버리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은 그래서 좋은지도 모르겠다. 끈적거림없이 산뜻한, 그러면서도 뭔가 긴 여운을 뒤에 달고 온다. 산뜻한 만으로 끝나버린다면 책을 덮고 쉬이 잊혀지겠지만 그녀의 책은 책장을 덮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뭔가가 있다.

이게 뭐야? 일수도 있고, 그럴수도 있겠구나 삶이란것이..일수도 있다.

키친이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등에서 그녀는 전생, 환상, 현실을 교묘하게 겹쳐보이며 현실의 얘기인듯, 환상소설인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녀의 대부분의 글이 그러하다. 그런에 이 책속에 등장하는 단편들은 현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어쩌면 내 시선을 돌리면 가까운 어딘가에서 일어날수 있는, 그리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일 수도 있는 그런 얘기들속에서 그녀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쿨하게! 그러나 너무 단순하지 않게 현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어느날 갑자기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파문이 생긴다. 그리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순간에 잊었던 기억이, 그 기억속의 시간들이 현재의 파문과 겹쳐진다. 잊었다 생각했던 지나온 시간들은 어느새 하나 둘씩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현재를 견딜수 있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현재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자신이 걸어온 삶은 그렇게 언제 어느때고 미래의 어느날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멈추지 않는 시간은 아쉬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하염없이 품기 위해 흘러간다. 나는 아, 작은 선물, 이라고 생각했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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