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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흑설공주이야기, 예상이 빗나간 동화

by 카타리나39 201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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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리고 지금도 나는 동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나 공주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더 선호하곤 한다. 제일 유명한 백설공주나 인어공주, 공주는 아니지만 신데렐라등은 누구나 한번쯤은 다 읽어봤을 이야기들이고 과거나 현재나 혹은 앞으로 미래에도 꾸준히 읽혀질 책들이다.

어렸을때는 분명 재미있고,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것이 이런 책들이였지만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면 의문점이 많이 남는 책들이 동화들이다. 과연 그들은 행복했을까? 하는...

예나 지금이나 역시 이쁜것들은 복을 받는구나. 역시 이쁜게 착한거고, 이쁜게 좋은거라는걸 동화를 읽으면서도 느낄수 있다.

흑설공주이야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어른을위한동화
지은이 바바라 G. 워커 (뜨인돌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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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이야기속으로 들어기기전에 지은이 바바라 G. 워커에 대해 잠깐 들여다보자.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학자로서 남녀평등에 대한 그녀의 탁월한 시각은 세계인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녀가 쓴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

일단 흑설공주 이야기에서 느낄수 있는것은 무엇인가? 백설공주와 뭔가 통하는것이 있을꺼란걸 쉽게 짐작할수 있다. 책의 제목을 들여다 보면

흑설공주 / 못난이와 야수 / 개구리 공주 / 릴리와 로즈 / 분홍요정 세자매 / 막내인어공주 / 하얀모자 소녀 / 신데헬 / 벌거벗은 여왕님 / 질과 콩나무 / 알리단과 신기한 램프 / 늑대여인 / 퀘스타공주 / 바비인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만 봐도 이 책이 기존의 동화 패러디라는것을 충분히 짐작할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여성학자인 그녀가 쓴 동화는 어떤 내용으로 이뤄져있을까...

처음 흑설공주란 제목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동화에서도 인종차별을 깨려는가했다. 생각해보면 모든 공주들은 백인이다. 공주들뿐인가..대부분의 주인공들이 백인이라는 설정이라 할수 있다. 그런가둔에 흑설공주란 제목이였으니 당연히 나의 생각은 피부색쪽으로 흘러갈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주 먼 옛날 피부가 눈처럼 하얗고 머릿결은 칠흑같이 검은 흑설공주가 있었다

이게 뭔가 ㅡㅡ;; 그럼 백설공주와 흑설공주의 차이는 뭐지?

그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녀가 한 일이라곤 남자주인공을 여자로 바꾸고 예쁜 주인공을 못생긴 주인공으로 바꿨을뿐이다. 단지 그것이다. 기존에 나와있는 작품들을 각색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꾸는것은 쉬운일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왠지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또한 이 책에서도 또다시 어쩔수 없는 부분이 등장한다. 기존의 동화들이 예쁘고 착해야함을 강조한다면 여기선 단지 착해야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얼굴이 못생겼다하더라도 무조건 착해야한다.

"착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단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기 편하겠지만 왠지 착함을 강요받는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세상은 꼭 착하게 산다고해서 복을 받는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내가 알아서일까? 요즘 세상은 착하게만 살아서는 안돼.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이기적이어야지...그런 참으로 현실적인 생각에 물들어 있는 나에게 이 동화는 착함만을 다시 강조한다.

아무리 착해도 자신이 다섯번 당하면 한번쯤은 반격하는게 사람의 심리다. 하지만 드라마나 동화를 보면 열번이고 백벅이고 당해주는 센쓰를 발휘하는 착함의 종결자들이 등장하곤한다. 참..어이상실이라고나 할까 (악~ 설마 나만 이런겨? ㅋㅋ)

아,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착하게만 살지마~ 라고 얘기해주기에도 좀 뭐하다 ㅡㅡ;;

 

두가지 동화책이 있다고 치자. 주인공이 이쁘고 착한것, 못생기고 착한것...........선택의 여지가 있겠는가? 없다. 물론 이 책은 어른을 동화라고 되어있긴하지만...

뭔가 제목을 쫓아가지 못한 책이라는 기분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 이책의 원제는 <Feminist Fairy Tales> 요거라고 한다. 친구에게 주기전에 다시한번 훑어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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