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첩에게도 꿈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양반가의 자제와 혼인하여 어여쁜 아이들을 낳고 지아비에게 사랑받으며 사는 그런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자리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싫다 말할수도 없었던 자리...
그래도 '너는 귀한 아이다. 사랑받으며 살것이다' 했던 부모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아니, 믿고 싶었습니다. 지아비이신 전하께서 비록 마음을 준 여인이 있다해도 그 마음 한곁은 주리라 그리 믿었습니다.
그러나 중전의 자리는 여자를 버려야하는 자리였습니다. 한분뿐인 지아비가 다른 여인네를 품어도 웃어줘야했고, 그 여인네를 지아비의 곁에 서게 해줘야 했습니다. 제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도 그저 미소를 지어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자리가 중전의 자리란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살았어도 이리 억울하게 쫓겨나면 소리한번 낼수 없는 그것이 제가 앉았던 중전의 자리였습니다.
Copyright (c) MBC. All rights reserved억울하게 궁을 쫓겨 나오면서 소첩은 모든걸 버리기로 했습니다. 전하에 대한 마음도, 혹시나 했던 미련도 모두...
혹시나 기다리면 주시지 않을까했던 그 마음 한조각조차 소첩에겐 오지 않을것이란걸 저는 동이란 아이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그 아이에겐 그리 쉬이 가는 마음이 어째서 저에겐 오지 않았던것이냐 물을수도 없는 소첩이였습니다.
전하께 저는 그저 중전일뿐이라는 것을...여자가 아닌 그저 중전일뿐이라는것을...저는 이미 알고 있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팠습니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전하를 볼때마다 아팠습니다.
Copyright (c) MBC. All rights reserved아직은 온전히 모두 버렸다 말하긴 힘들지만 소첩은 지금 편안합니다. 이렇게 소박하고 평범하게 사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때는 한 여인이 중궁전에 외로이 살다 떠났다...그렇게는 기억을 해 주시겠는지요...
그리고는 조금씩 조금씩 그 기억조차 잊어주십시요. 그렇게 조금씩 잊다 이 여인네가 살아있다는 것조차 잊어주십시요. 전하께서도, 다른 모든 이들의 기억속에서도 저는 그렇게 사라진 여인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여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인현왕후님은 다시 궁으로 돌아와 행복하셨을까요? 훔..모르겠어요. 사가에 살때가 차라리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궁으로 다시 돌아온 인현왕후는 더 불행했을거 같아요...그때의 독백은 또 나중에 써봐야지 그러고 있습니다.
* 오랫만에 쓴 드라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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