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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 여행을 떠나고싶게 만드는 '달려라 자전거'

by 카타리나39 201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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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자전거432일14,200KM상하이에서리스본까지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세계일주기행
지은이 김성만 (책세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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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또한 배우고자 하는 생각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을 보는순간 아무런 망설임없이 집어든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책의 저자인 김성만씨는 432일 14,200km 상하이에서 리스본까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여행을 한다. 상상조차 되지 않는 기간이고, 길이였다. 아마 그 특이함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을 처음으로 시작한 그의 여행은 티베트를 거치고, 네팔을 지나 인도를 향한다. 그리고 다시 파키스탄과 이란을 거쳐 터키...그리고 그리스를 지나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넘고 스페인을 지나 포르투갈까지 이어졌다.

한번쯤 세계여행을 꿈꿔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될까? 하지만 이렇게 힘겨운 자전거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좀더 편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다. ^^;; 

더군다나 혼자서 떠난 세계여행이라니...아니 어쩌면 사람들은 한번쯤은 혼자만의 여행을 꿈꿀수도 있다. 왠지 멋져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혼자라는 것은 외로움과 직결된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혼자라는것.....그는 외롭지 않았을까?

쓸쓸하긴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여러 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야말로 자유로움의 정점이 아닐까 (p46)

그는 그렇게 쓸쓸함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여정을 이어간다. 때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시간도 분명히 있었을테지만 그의 길을 막지는 못했다. 그안에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 자연....그 시간을 보내며 분명 그는 여행을 떠났을때와는 다른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마쳤을것이다.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한번 떠났다 돌아오면 떠났던 기간만큼 알수없는 그리움으로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그래서 떠나본 사람들은 계속 떠날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여정은 쉬이 따라할수 있는 길이 아니다. 그래서 그저 내가 할수 없는 일을 하는 좀 대단한 용기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의 여정을 따라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글을 읽다보면 당장이라도 짐을 싸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와 같은 길을 걷지 않더라도 지금의 내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 세상의 또다른 곳으로...

나는 그가 부럽다. 그가 돌아본 그 많은 도시와 그가 만났던 사람들때문에 부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부러운것은 그를 떠날수 있게 만들어준 용기다.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다고해서 지금의 내가 전혀 다른 모습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 그와 같이 긴 여행을 떠날 용기는 없다. 그저 며칠의 여유로운 시간으로 잠시 떠날수는 있어도 말이다. 하긴 그 짧은 여행조차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용기있는 그가 부럽다.

비록 그와 같이 긴 여행을 떠날수는 없다해도 항상 있었던 자신의 공간에서 떠나보는것은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해준다.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려면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환경을 바꿔주는것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이 여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는 언제나 짧은 여행을 꿈꾼다. 떠날수도 있고, 생각만으로 그칠수도 있지만 여행의 목마름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꿈을 꾸게 한다. 언제나 꿈꾸는 짧은 여행의 실천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아프면 성장한다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그중 쉬운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다. 아프지 않은 일도 있고 너무 아파 참을 수 없는 일도 있다. 어느 날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겪게 되었다고 하자. 너무나 힘들고 어렵고 아파서 포기하고만 싶어지는 일. 도망가고 싶을 것이고 도망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벗어난다면, 그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일에서 매번 도망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견뎌내고 참아내고 이겼다고 치자...............최악의 상황을 견대낸 자는 이제 그 이상의 일도 그 이하의 일도 두려워하지 한게 된다 (p214)

 

여행에 계절이 따로 있을까? 봄은 햇살이 좋아서, 여름은 태양이 뜨거워서, 가을은 바람이 시원해서, 겨울은 눈꽃이 아름다워서...그렇게 사계절은 모두 어딘가로 떠나줘야 할거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직장인이란 그렇게 여유롭지 않고 떠날수 있는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이 떠날수 있는 계절이 여름. 여름휴가가 바로 코앞인 지금이다.

이럴땐 혹여 사정상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더라도 한권의 여행책으로 그 갈증을 채울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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