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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3. 해피버스데이,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by 카타리나39 201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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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아오키 가즈오 (문학세계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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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은 본능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학습의 효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 텔레비젼 프로에서 모성이 없는 엄마들에 대해 방영했던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이를 가졌을때는 무척이나 그 아이를 기다렸지만 막상 아이가 태어나자 정말 끔찍하게도 보기가 싫어졌다라고 말합니다. 자기 스스로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던 엄마들의 모습이 문득 생각나게 한 책입니다.  

과연 모성은 타고나는걸까? 아니면...

“아휴, 정말이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자신의 가족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자신의 생일날...감히 상상조차 할수없습니다.  내가 아는 부모라면 적어도 자식에게 그런말을 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엄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마 그건 저도 알게 모르게 모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기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스카는 그런 말을 듣게 됩니다. 가족에게 상처를 받게 된 아스카... 터질듯 아픈 가슴으로 아스카는 말을 잃었습니다. 소통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도 한 말을 아스카는 할수 없게 되었지요. 너무나 아파 스스로가 입을 닫은 것인지, 마음속의 말을 할수없어 그랬던것인지 알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하고 싶어도 말이 나오지 않는 아스카는 가슴으로 울고있지만 엄마는 제대로 봐주지 않습니다. 결국 아스카는 시골 외가댁으로 요양차 내려가게 되죠.

그렇게 요양차 떠났던 외가댁에 다녀온뒤 많이 달라진 아스카를 보며 오빠인 나오토가 말합니다.

"너, 변했다."
"원래 사람은 변하는 거잖아. 그래,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지.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있으면 변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그래서 인간은 배워야 해, 그렇지 오빠?"

이 대화를 통해서 저는 저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았습니다. 지금의 맘에 안드는 나의 모습들에서 나는 얼마나 변화하려는 노력을 한 것일까라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면서 변화해 가는 아스카를 보면서 나는 어째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감정을 숨기려 하는지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 상처받기 싫었던탓이겠죠....누구에게도...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수도 없다는것을 아스카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아스카는 변화했고, 남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엄마가 자신을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했던 이유가 어렸을때의 상처때문이라는것을 알게 되고는 그런 엄마조차 이해하려고 하는 아스카. 그런 아스카에 비해 아직 마음이 성장하지 못한 엄마는 과거에 얽메여 현재의 아스카를 제대로 보아주지 않습니다. 부모도 자격이 필요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웁니다. 부모의 작은 한마디에 울고, 웃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과연 모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을까요?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누군가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실천하고 있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을 보면...



"저는 얼마전까지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어요. 엄마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겐 내 기분이 잘 전해졌죠. 왠지 아세요?"

"이해해 주려고 했으니까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저를 믿고 이해해 주려고 하셨어요. 제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제 마음까지 정확하게 이해해 주셨지요.그러니까 말이 있어도 없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믿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됐어요."

아스카의 곁에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에서 진정한 부모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믿고 이해해주는것, 쉬운듯 하지만 어렵기만 한 일이죠. 그런데 왜 그들은 그들의 자식이였던 아스카의 엄마의 마음속 상처는 살피지 못했을까요? 그들도 실패를 통해 지금의 그 모습에 도달했던것일까요? 하긴 그들에게도 미처 아스카의 엄마를 돌아볼 여력이 없던때가 분명 있었습니다. 그때받은 상처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스카의 엄마에게 남아있었던 모양입니다.

역시 사람이란 실패를 통해서도 성장을 하나봅니다. 그래서 위대한 실패라는 말도 있는것이겠죠... 

아이의 성장동화가 아닌 좋은 부모를 위한 동화인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자식, 좋은 부모가 되는것은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닌가봅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 소설입니다 ^^;;

 

'생일 축하해, 아스카. 태어나길 잘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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