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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4. 죽을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

by 카타리나39 201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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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때후회하는스물다섯가지(교보문고30주년기념특별도서양장본)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일본에세이
지은이 오츠 슈이치 (21세기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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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쯤인가 꽤 아팠던, 아니 아프지는 않았지만 수술을 해야했던적이 있었다. 의사선생님들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설명한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환자의 입장에서는 뭐든 하라는대로 해야할거같은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의사선생님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도 그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설명을 들었고 수술날짜를 정말이지 무덤덤하게 잡고 병원을 나섰다. 이상하게도 난 병원에서 수술을 하게되면 꼭 혼자 가게 되곤 한다. 맹장수술을 받을때도 나는 혼자서 입원수속을 밟았었다. 헐...왜지? ㅜㅜ

설명을 들을때도, 수술을 하겠다고 접수를 할때도 아무렇지 않았던 나는 병원을 나서고 나서야 이상한 기분에 휩쌓였다. 그것이 어떤 감정이였다고는 지금에와서도 확실하게 말할수 없는 감정이다.

억울함이였을까? 아니면 아쉬움?

뭐였든간에 두려움은 아니였다. 그 당시 나는 죽는것에 대한 두려움따위는 없었었다. 왜였는지 모른다. 죽는다는것이 그닥 무섭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죽는다면 그냥 편안하게만 죽어가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었던때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희망사항이 아닐까 생각되어지지만...

아마 그때의 그 감정속엔 후회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하고 싶은것도 많았고, 해야할것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죽음을 코앞에서 보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할정도로 짜증이 밀려왔었다.

"난 하고싶은게 많아. 가보고 싶은곳도 많다고!!!"

그렇게 수술을 받았고, 결과는 별거 아니였다. 며칠동안의 맘 고생은 그렇게 결과를 받는 순간 사라져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이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들었을때 문득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 난 해보고 싶은것이 너무 많아서, 그걸 못하고 가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억울했는데 지금의 나라고 해서 별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것을 하지 못하고 있고, 가보고 싶은곳을 가보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때의 나를 까맣게 잊고 살았던 모양이다.

책안의 내용이 특별히 감동적이거나,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 삶을 잠깐 멈추어서서 생각해볼 시간을 줬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지금 내앞에 죽음의 신이 나타나 함께 가자! 손을 내민다면 아무런 후회없이 따라 나설수 있는 삶을 살았나하고...아마 그러지는 못할거 같다. 쿨하게 따라 나서는 것이 아니라 찌질하게 빌어서라도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내가 알아서 갈께요!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아무런 후회가 없을때 그때 내발로 갈께요!"

이럴수 있다면 과연 죽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순간에 세상을 떠나더라도 후회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얼마만큼 줄이냐가 문제일뿐이다. 예전 한때 미리 유서써보기가 유행처럼 내 주위를 스친적이 있었다. 유서를 쓰다보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후회할 일 투성이라고 해도 한번쯤은 해볼만한 일이다.

사소하게 미안하다 혹은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조차 많이 못해준것이 후회가 될수도 있다. 먹고 싶은것을 맘껏 먹지 못한것이 후회가 될수도 있고, 여행을 못가본것이 후회가 될수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나중에 하지 뭐! 라고 생각하는 정말 별거 아닌 일들이 후회라는 단어로 찾아올런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 당장 죽는다면 뭐가 가장 후회될거 같아?" 이 질문에 우리 언니님의 대답은 "여행 많이 못간거" 였다. 다음에 가자! 라는 말로 매년 미뤘던 가족여행을 내년엔 정말 가봐야할듯하다.

 

* 지금 당장 죽는다면 뭐가 가장 후회될거 같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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