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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8. 평생을 '걸'로 살아가고픈 마음

by 카타리나39 201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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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북스토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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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탕에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시선을 잡았던 책이다. 붉은 바탕때문일까 아니면 저 도도한듯 서 있는 여자의 모습때문이였을까?

사실 걸이란 말에서 느껴지는 의미는 어린 소녀였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모두 삼십을 넘어선 나이이다. 그들은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미혼의 여성도 있고 이혼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여성도, 결혼해서 직장을 다니는 여성도 있다. 그런 그들은 대부분 나이듬을 느끼고 거기서 오는 비애를 느낀다.

"이제 걸이 아니야. 알고 있다. 서른둘씩이나 되었으면 이제는 젊음을 내세울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는 그렇다...20대의 젊음에서 누렸던 축복같은것들이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듯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유키코의 말중에서 -

20대의 젊음으로 회사생활에 어떤 혜택이 있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삼심대란 나이는 마냥 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이가 들었다 말하기도 모호한 나이의 경계다. 10대는 20대를 꿈꾸고, 30대또한 20대를 그리워한다. 20대가 갖는 숫자의 의미는 젊음, 활력, 노력, 꿈, 도전같은 것들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두렵지 않고 실패조차 두렵지 않은 나이..그것이 20대의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20대를 지나쳐버리고, 특히나 더이상 젊지만은 않다는 시선을 받아야 하는 여자의 마음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걸'이고 싶은 소망이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저 너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세상의 기준으로 살아라!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눈같은건 신경쓰지 않는다. 자기가 즐거워지려고 멋을 부리는 것이다'

전혀 남자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할수는 없다. 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것은 자기가 즐거워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가 멋을 부리면 당연히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한다. 또한 본인이 아무리 만족한다해도 나이를 생각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 남이 행복한지 어떤지를 나의 잣대로 재겠다는 자체가 불손한 것이다'

분명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자신의 기준에 맞춰 남의 행복도 재고 있다. 내가 이러해서 행복하니 너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쉬이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은연중 그것을 강요하고 있다.

평생 여자애, 아마 자기도 그 길을 가게 되겠구나하고 유키코는 생각했다. 앞으로 결혼을 해도, 그리고 아이를 낳아도, 그렇게 살건 말건 내 마음이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것도 아닌데...

유키코의 결론이다.

남의 눈치보지 않고 20대가 지나도 여전히 20대의 마음과 행동을 보일수 있는 사람이 있고 마음과는 틀리게 어쩔수 없이 남들의 시선에 따라 나이만큼의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각자의 몫이다. 자신의 선택에 후회만 하지 않는다면 마음속의 걸을 버리든, 그것을 평생 즐기며 살아가든 상관없는 것이다.

나또한 유키코가 내린 결론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내가 그렇게 살건 말건 남들이 상관할 바는 아니니까...내 마음속의 걸을 평생 즐기며 함께 살아가보련다 ^-^

 

* girl은 여자아이, 소녀를 말하지만 여기서 걸(girl)은 20대 중반까지의 미혼여성을 말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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