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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2. 그의 '독서일기'와 나의 독서일기

by 카타리나39 201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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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 독서 > 독서에세이
지은이 알베르토 망구엘 (생각의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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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고민 아닌 고민을 했던것이 사실이다. 어떤것을 할것인지, 어떤 블로그를 만들것인지부터가 고민이였지만 사소하게는 카테고리의 이름을 뭘로 할까도 고민이였다. 

하다못해 책리뷰를 올리는 카테고리는 책리뷰? 책을보는 시선? 북스토리? 하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었다. ㅋㅋㅋ 여튼 왜 쓸데없는것에 고민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현재 카테고리로 정해져 있는 독서일기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정해버린것이다. 고민한것이 무색하게도 말이다. 이렇게 쓸데없는것에 가끔 갈등을 느끼곤한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내 눈에 들어왔던 이 책을 구입한것은 당연히 내 카테고리와 같아서라는 단지 그 이유뿐이였다.

예전부터 좋아해온 몇몇 책들을 다시 읽어보기로 결심한 건 쉰세번째 생일을 맞은 2년 전이었는데, 겹겹이 포개지고 복잡한 과거의 세계들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암담한 혼돈을 반영하는 듯한 모습에 또 한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소설속의 한 구절이 불현듯 어느 신문 기사에 통찰력을 제고하는가 하면, 이런저런 장면에서 반쯤 잊었던 일화가 떠오르고, 낱말 하나를 단초 삼아 긴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나는 그 순간들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p9)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러했다. 

알베르토 망구엘이라는 작가를 내가 알았을리 만무했고, 지금도 그의 책중 읽은것이라고는 이것이 전부이다. 독자, 비평가,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인물이라고 하지만 역시나 생소한 이름일뿐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졌다는데 나는 어째서 모르는것이지? ㅡㅡ;;

많은 책을 읽기로 유명하다는 그가 자신이 읽었던 책들로 독서일기를 쓰려고 맘먹었다면 그 많은 책중에 열두권의 책을 신중하게 골랐을 것이다. 지금껏 내가 읽은 책중에 기억에 남는 책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쉬이 고를수 있을까? 아니면 어느것도 기억에 남지 않았다 생각하게 될까? 잘 모르겠다. 다 좋았던거 같기도하고, 다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것을 들여다보면 2002년 6월 모렐의 발명을 시작으로 모로 박사의 섬, 킴, 무덤 저편의 회고록, 네 사람의 서명, 친화력,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돈키호테, 타르타르 스텝, 필로우북, 떠오름을 거쳐 2003년 5월 브라스 쿠바스의 유고 회고록으로 끝을 맺었다. 소개된 책중에 내가 읽은것이라고는 [돈키호테]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세상엔 책들이 너무도 많아! 라고 매일 반복하는 생각을 또 해버리고 말았다. 대체 이런 책들은 어디서 어떻게 알아서 고르는거야? 라는 의문또한 어쩔수 없이 갖게 된다.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중에 나도 저 나이쯤되면 내가 읽었던 책중에 기억에 남는것을 골라 다시 읽어내려가는 일을 할수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새로운 책들을 읽으며 살아가고 있을까...혹시 모르겠다. 그때쯤되면 책따윈 관심없어!라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미래는 누구도 모르니까 ^^;;

다만 독서가 치매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꾸준히 읽어야지! 라고 지금은 다짐하고 있을뿐이다. 고스톱보다 독서가 더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독서를 힘들어하는것은 역시 시력때문일까? 아니면 기억력때문일까?

그의 독서량이나 그것에서 그가 깨달았던 것들이 부럽다거나 그런것은 아니다. 나는 언제나, 어떤 경우라도 책에서 느끼는것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남에게 좋은 책이 반드시 나에게도 좋다는 생각따윈 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고 존경받을 사람이라고해도 그가 읽었던 책 역시 나에게조차 좋은 책이란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책이란 읽는 사람이 읽을때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런 책들을 좋아한다. 이래서인지 나는 좀 복잡하고, 머리아픈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간단명료한 책들을 무진장 선호한다. 책을 덮으며 아! 행복하다...라고 느낄수 있는 책이 참 좋다. 감동을 해서 눈물을 흘릴수 있는 책이라면 더 좋지만 요즘 그런 책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나는...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살짝 부러움을 느끼긴 했다.

많은 책들을 읽은 그가 부러웠던것이 아니라, 이런 독서일기를 쓴 그가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목표로 하는 나의 독서일기가 어떤 방향인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여전히 나의 독서일기는 헤매는 중이고, 조금씩 변화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독서일기를 쓰는 혹은 리뷰를 쓰는 사람들의 글을 읽을때마다 나는 아, 이렇게도 쓸수 있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의 글도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은 어쩌면 평생가도 사라지지 않을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알베르토 망구엘이나 혹은 몇몇 내가 부러워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같은 글을 쓰기에 나는 아직도 내공이 너무도 많이 부족하고, 읽어야 할것들이 너무도 많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이렇게 그의 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또다른 글들을 읽으면서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흐르면 더 나은 나만의 독서일기를 채워갈수 있을거라고 믿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도 난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 

누군가의 리뷰쓰기나 독서일기를 부러워하더라도 꼭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것은 아니다. 나는 나만의 독서일기를 써보고 싶다.  

내맘에 드는 나만의 독서일기가 완성되는 그날까지...쭈욱...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책을 읽으며 쓸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뭐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아냐 아냐 지금도 훌륭하게 하고있어! 라고 간혹은 스스로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ㅋㅋㅋ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습니다. 자...그러니까 리뷰 잘 쓴다고 칭찬해주고 가세요! 오늘은 왠지 칭찬이 필요한 날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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