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명탐정의 규칙, 코난을 생각하다

by 카타리나39 2011. 2. 4.
반응형

명탐정의규칙
카테고리 소설 > 장르소설 > 추리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재인, 2010년)
상세보기

내가 즐겨보는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책이 있다. 요즘은 투니버스에서 방영하고는 있지만 티비님 사망으로 못보고 있다. 슬퍼 슬퍼... (누가 티비님 기부좀 해주세요 ㅎㅎㅎ)

항상 그것을 보면서 궁금한것이 몇가지 있었다.

1. 유명한의 추리하는 모습을 어째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까?

2. 왜 계절은 계속 바뀌는데 아이들은 나이를 먹지 않을까?

3. 그분의 정체는 무엇일까?

4. 왜 코난에게 모든것을 알려줄까?

명탐정의 규칙이란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궁금한점의 네번째것을 연관시켜 생각하게 되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곳엔 반드시 명탐정으로 이름을 날리고(코난 덕분이지만)있는 유명한이 등장한다. 이건 어쩔수 없는 탐정이야기의 법칙이다. 사건현장에 탐정이 없으면 이야기는 진행될수 없기때문에...그리고 그 곁엔 코난이 함께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나오는 형사반장 골롬보나 신형사는 모든 사건의 내막을 겨우 초딩인 코난에게 얘기해준다. 

그럼 당연히 코난이 의문점을 풀어서 유명한을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 물론 유명한이 없을시엔 이리저리 힌트를 엄청나게 주면서 형사들이 해결을 하게 만들지만 말이다. 물론 이 재미에 코난을 시청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명탐정의 규칙을 읽으면서 문득 코난속에 등장하는 형사들의 기분을 생각해봤다. 절대 코난보다 먼저 범인의 정체를 알아서도 안되고, 수수께끼를 풀어서도 안된다. 그들은 엉뚱한 추리를 해야하고, 엉뚱한 사람들 범인으로 의심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형사인데 말입니다...."

"어쩌겠나 신형사. 이건 탐정얘기고 주인공은 코난이야. 우린 이 얘기의 단역일뿐이라고..."

"그래도 시청자들이 우리 형사를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이렇게 이야기속에서 빠져나와 투덜거리고 있을 형사들의 수근거림이 들리는듯 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그들도 형사인데...현장 경험이 얼마나 많은데...전혀 감조차 잡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은 철저하게 범인의 곁에서만 맴돌아야 하는 불쌍한 조연들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선 이렇게 추리소설속에 등장하는 탐정과 그의 곁에서 조연을 할수밖에 없는 형사가 소설속의 사건과 소설속을 빠져나와 얘기하는 장면들이 섞여서 나온다. 이런류의 얘기들을 읽으며 항상 흥미진진하게 생각했던 밀실사건을 "이젠 너무 식상하다구요" 라고 말하는 그들을 볼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두뇌명석하고...어쩌고 소개하는 장면에선 자신도 정말 쑥스럽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라고 항상 말하는 코난도 사실 이 말을 할때마다 쑥쓰러운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좋지만 말이다. 대체 요즘 밀실살인을 좋아하는 독자가 어딨냐구요? 라고 그들은 말하지만 난 아직도 밀실살인사건이 좋아..식상하지 않아! 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추리소설을 읽으면 뻔한 패턴이 나오고, 뻔한 추리가 나오기도 한다. 명탐정 코난뿐 아니라 김전일을 봐도 그들이 가는곳은 언제나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섬엘 가면 배가 끊기고, 산속 산장에 가면 길이 끊긴다. 겨울이면 폭설은 기본이다. 언제나 그렇다. 오죽하면 탐정과는 함께 배를 타지 말라는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한다. 또한 연쇄살인사건인 경우는 모두가 죽어야만 범인이 밝혀진다.

코난과 김전일이 함께 등장하는 닌텐도 게임도 있다고한다. 그 게임이 나온다고 하자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다. "악!!! 섬에는 가지마!!!!" ㅋㅋㅋ 정말 뻔한 스토리전개인 모양이다. 하지만 나 이 게임 너무 너무 해보고 싶다 ㅡㅡ;;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것들을 모두 소설속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얼마나 뻔한 속임수인지 알려주고 있다. 소설속에 등장해서 사건을 풀어가는 자신들도 식상하고 질린다고 투덜댄다. 그렇게 말하면서 하나 하나의 사건들엔 어떤 법칙이 적용되는지를...그리고 독자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도 말해주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치고는 조금 지루하다 생각되어 지기도 한다. 처음 한두편은 신선하고 재밌었지만 똑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소설속의 탐정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 이상 획기적인 생각을 할수 없게되자 어떤 결말을 내버렸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