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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2022.2023

사진첩에 풍경사진이 많아지고 있는 나

by 카타리나39 2023.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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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풍경의 어딘가에 내가 서 있는 사진 하나쯤이 있었을것이다. 예전의 나라면. 하지만 어느 순간 내 핸드폰 사진첩속의 사진들속에 나는 점점 사라지고 없었다.

"엄마들은 왜 그렇게 꽃 사진만 찍어?"

이런 비슷한 말들을 들은적이 있었다. 어른들의 사진첩속엔 꽃, 풍경, 손자손녀 사진, 애완동물 사진들만 즐비하고 본인들의 사진은 없다는 말.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 사진첩속에서도 내 자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것을 발견한건은 내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4를 훌쩍 넘어가면서 부터였을것이다. 

"왜?????"

다른 사람은 모르겠다. 엄마들의 마음도 모르겠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알수가 있을까. 내 친구는 어렸을때부터 본인 사진 찍는것을 싫어했기에 20대때에도 본인 사진보다 풍경사진이 더 많기도 했다. 그렇듯 사람들은 성향이 많은 부분들을 차지할수밖에 없겠지. 내 언니는 여전히 사진 찍는걸 좋아하고, 어디를 가든 본인의 사진을 남기는걸 좋아하니까.

그럼 나는 어째서일까?

나는 내 변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인듯하다.

나이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들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보는 거울속의 내가 나이들어감을 알면서도 그것을 사진으로까지 확인해야 하는것은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내 마음속의 나이는 여전히 20대에서 헤매고 있는데 나의 외모는 몸의 나이를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왔다. 그걸 매번 거울속에서도 느끼지만 일상적을 마주치는 모습에선 그리 놀랄일도 아니었던 까닭에 조금 덜 신경쓰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거울속의 나와 사진속의 나 사이에서 느껴지는 거리감도 무시하지 못한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자꾸만 외모는 제 나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게 나이를 들면 더하지 않을까? 순간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지금의 이 마음으로 내 나이가 60이 되고, 70이 된다면? 그냥 상상만으로 우울감이 찾아오는 기분이다. 

얼마전 다녀온 여행사진을 보나 내가 정말 나이를 먹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거울을 보다 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다. 자연스러운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왜이렇게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은지 모르겠다.

점점 내 사진폴더속의 사진에 나는 사라지고 풍경만이 늘어간다는건 그닥 즐거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마음과 몸이 함게 나이들어가지 않는것은 과연 축복일까 불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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