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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8. '열외인종잔혹사' 현재의 우리 모습일까?

by 카타리나39 201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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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 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제목에 나와있는 열외인종이란 무엇일까? 줄바깥의 인간? 거기에 잔혹사라는 말이 붙으며 이상하게 이 책은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왜였을까...(사실 나 열외인종이라고 인터넷 사전을 찾아봤다. 이렇게 모르는, 생소한 단어들이 있을때 인터넷 검색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ㅋㅋ)

열외인종잔혹사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주원규 (한겨레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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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양머리를 뒤집어쓴 인간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왜 양머리를 뒤집어 쓴 것일까? 왜 하필 양이였을까...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연금생활자인 극우 보수논객을 자처하는 장영달 옹, 과거의 영광에 얽매여 오로지 자신의 주장이 옳고 정의라고 주장하면서도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칠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88만원 세대의 전형으로 된장녀 기질또한 다분한 윤마리아, 그녀의 인생목적은 오로지 정직원이 되는것 그것뿐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하는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필요도 없고 그저 정직원만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노숙생활 5년차의 김중혁은 사지멀쩡하면서도 노숙자 생활에 길들여져 더이상 무엇을 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름 자신에겐 자존심은 남아있다 생각하며 살아간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노랑머리의 17살난 청소년 기무. 현실과 가상의 세상을 헷갈려하는것인지 게임에 빠져들어 살아가고 있다. 이책엔 이렇게 네명의 열외인종이라 일컬어지는 인물들과 한무리의 양머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장영달옹이나 윤마리아 그리고 김중혁이나 기무는 어찌보면 흔히 볼수있는 우리 주변의 인물들일지도 모르겠다. 이 네명을 열외인종이라 말하는 작가의 생각에 100% 동의를 못하고 읽기 시작한 나는 가끔 그렇게 책을 읽으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뜻도, 혹은 남들이 읽고 느꼈다 했던 생각도 끝내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열외인종? 왜 작가는 그들을 열외인종이라 치부해버렸을까? 우리 사회의 시각이 그랬던가? 내가 100% 동의를 못한다고 했지만 그 시각의 일부는 나또한 동의를 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뭐야 저 사람은?" 이라면서 나와는 다른 시각들로 바라본 모습들이 분명 있었다. 그러면서 그런 모습에 일부는 낙오자의 이름을 붙여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이미 누군가가 정해놓은 열안의 시각이 내것이 되어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열외와 열내.....누가 정해버린 기준일까?

책은 시간을 조금씩 나눠 네명의 인물이 삼성동 코엑스몰에 모여드는 상황을 설명하고 그후에 양머리 인간들이 등장하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보여준다. 책은 쉽게 잘 읽힌 편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도 눈에 들어온다. 내가 그 입장이 아니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김중혁의 노숙자 동료가 혼자 용산에서 일으킨 난동에 갑자기 참여하듯 일어나는 노숙자들의 난동은 솔직히 이해불가한 일이였다. 뭔가 그럴싸한 말도, 그럴만한 명분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겐 아무 생각도 없어보이니 웬지 거북하게만 보였다.

네명이 모여드는 과정은 자연스러워보이는듯 했지만 김중혁의 모든 행동은 내눈에 어색함이였다. 왜였는지는 모르겠다. 그가 그곳에 간것도, 또 그곳에서 그가 한 행동도...모두가.....낯설음같은 느낌이 전해졌다. 그냥 그랬다. 또한 그곳이 그가 일했던 곳이라는 걸 알게되면서 웬지 맥이 풀려버린 기분이라고나 할까!?

양머리 뒤집어쓴 인간들의 등장이 조금 어이없고, 이상했듯...그 끝맺음도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리더의 부재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양머리들은 삽시간에 열외인종에 의해 내부분열을 일으킨다. 그정도의 계획도 없이 일을 벌였다는것이 우습기까지 하다.

그렇게 큰 사건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살아남은 자들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울린다. "내가 분명히 그일을 겪었다니까!!!"  아무리 외쳐도 그 외침또한 오로지 그 열외인종이라는 사람들이 내뱉은 목소리일뿐 열안에 있는 사람들은 조용하다.

그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열안에 있는 자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살아가듯이 서로가 서로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기분이다. 공존은 하지만 소통은 안되는 모습들이다. 멀리서 보기엔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듯 하지만 너는 그쪽, 나는 이쪽 확실하게 선을 그어놓고 나와 상관없는 소리는 외면해 버리고 있는것이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인것일까?

 

작은 의문점.....쓸데없는 의문점이긴 하다 ㅡㅡ;; 일반 총보다 성능이 우수한 총에 의해 머리를 맞은 사람의 얼굴은 형태를 알아볼수 있는건가 없는건가? 뭐 이런게 궁금했더라는거다.....정말 쓸데없이 ...

 

왜 하필 많고 많은 탈중에서 양의 탈을 쓴것일까? 양머리로 대변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 사회는 리더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없는 사회인 것일까? 소통도 별로 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의견도 없이 그저 어떤 무리에 참여해서 이끌려 다니는것은 정말 현대의 우리 모습인것인가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또다른 쓸데없는 생각...양들은 인도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 없나? 그것도 편견아닐까? 그들이 애초에 자유롭게 살았을지 어찌아는가! 그러다 누군가가 길들였기에 그것에 길들여져 지금은 인도하는 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 없었을지도...그러기에 지금이라도 그냥 놔두면? 양들은 두려워할까..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살아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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