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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by 카타리나39 201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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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골목에사는남자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이토야마 아키코 (작가정신,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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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솔깃한 제목이다. 왠지 뭔가 인생의 끝에 와 있는 어떤 한 남자의 얘기를 들여다볼수 있을꺼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말 그래도 막다른 골목에 사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참으로 정직한 제목이다 ㅡㅡ;;

열여덟의 그녀는 한학년 선배인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지면 왠지 세상사에 무관심한듯한 오다기리를 좋아한다. 그렇게 열여덟에 시작한 그녀의 사랑은 서른이 되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짝사랑 상대인 오다기리의 인생은 그닥 잘 나간다고 할수는 없다. 대학은 삼수끝에 들어가고 졸업을 한 후에도 취직을 하지 않는다. 작가가 되려는 그...그러나 인생은 그리 쉬이 풀려가지 않고 현상공모에서 가작으로 당선된게 유일한 성공이라면 성공이랄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자신의 곁에 맴돌고 있는 그녀를 그는 내치지도 그렇다고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적은 없다.

그렇게 한 남자를 12년이나 짝사랑 하는 이야기가 그녀의 1인칭 싯점으로 보여지는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의 얘기가 펼쳐진후에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에선 그녀가 짝사랑하는 그의 시선이 그녀의 시선과 교차되면서 나온다. 한 소설에서 교차되는 시선이 나올때의 재미는 한 사건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에 있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해석을 하는 두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를 사랑하면서 더 깊이 발을 담그길 주저하는 그녀와 그녀를 밀어내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곁에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그의 관계는 12년이나 계속되었고(중간에 잠깐의 공백은 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수가 없다.

한 여자의 순애보같은 사랑일수도 있고, 집착일수도 있다. 그둘은 그저 가끔 만나 차마시고, 술마시고, 얘기하고 헤어지는...그것이 전부인 사이다. 앞으로 한발짝 나아가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는 두 사람이다. 이것은 사랑이랑 이름으로 정의내리기엔 모호한 관계다.

그저 곁에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라는 진부한 얘기가 펼쳐지지만 아, 이런 관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의 얘기만 보면 여자의 짝사랑이 어이없고, 그런 그녀가 싫으면 왜 딱 잘라 말하지 않나! 남자의 태도가 답답하기도 했었다. 아마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그 얘기로 끝냈다면 여자가 스토커야? 아니면 남자가 이상한거야? 라는 의문을 떠올렸을것이다. 하지만 그의 변명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생각을 가질수 밖에 없다.

그래도 약속시간에 늦지 않고 제대로 가잖아. 녀석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약속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은 오타니를 만날 때 뿐

이라고 말하는 오다기리.......그의 마음을 조금은 그녀가 알지도 모르겠다. 아마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서로가 있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상황을 유지하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히나코는 막다른 골목집에 사는 그를 더 자주 볼수 있도록 건너편 옆집정도로 이사를 가기로 한다. 옆집이나 건너 맞은편집도 아니고 건너편 옆집정도라니...이 둘의 관계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그 말을 들은 오다기리는 말로 하지는 않지만 약간은 기쁘게 생각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들이 언제까지 그런 관계를 유지할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사랑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간의 유대감도 아님에도 그들에겐 그들만의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 12년의 시간이란 무시할수 없는 추억을 그들에게 존재케 했던 모양이다. 언제나 함께 있는 그들의 풍경이 막다른 골목이 있는 집을 배경으로 그려지는듯도 하다.

나는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수 있을까? 자신없다 ㅡㅡ;;

 

이 책은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 알리오 올리오 이렇게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들 중 제목과 같은 제목인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가 2004년 제30회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했다. 내용상으로 보면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은 당연히 그 작품의 후속편이다. 알리오 올리오는 그들의 얘기와는 전혀 별개의 작품이다.

 

* 악..갑자기 예약발행이가 먹통이가 되었당...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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