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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될꺼야

by 카타리나39 201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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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떠나보면나를알게될거야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미국기행
지은이 김동영 (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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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과 같은 처지가 되는것이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른다.

"지금 너 마음이 어떨지 짐작은 가!" 라는 위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누구도 알수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란 생각이 든다. 하긴 같은 처지가 되어도 같을수 없는 마음이다. 그러니 짐작만 하는것이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제목은 보면 떠나봐야 이 사람을 이해할수 있다는 말이 된다. 떠나지 않은 나는 과연 이 사람을 이해하며 책을 따라갈수 있을까?

일단 그를 따라가기 위한 전제조건을 들여다보자

서른 즈음에 다니던 직장에서 짤렸다 이것이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조건인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짤렸다 어쩌겠는가?

나? 나는 일단 며칠정도는 여유를 가지고 쉴거 같다. 물론 얼마간 여행을 다녀올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리고는 또 어쩔수 없이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신문의 구인란을 뒤지든가, 취업사이트를 클릭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고용보험센터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그것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지체할수는 없다.

그렇지 않은가...살아야 하니까...적어도 나는 그럴꺼란 생각이 든다. 난 현실적이니까 ㅜㅜ

그런데 당신은 그 상황에서 모든것을 정리하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것도 자동차로 미국횡단을 하기로...대단하지 않냐고? 모르겠다. 나는 미국에 대한 동경도 없고, 여행을 한다면 미국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어서 왜 당신이란 사람이 미국을 그렇게 열망하는지 이해하지를 못하겠다. 아니 떠났다 돌아온 후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당신의 무모함이 황당했는지도 모르겠다.

[길 위에서]라는 책을 쓴 잭 케루악을 좋아해서 그의 책에 나온 여정을 따라 간다고 책의 끝머리쯤에 당신은 밝히고 있다. 아,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수도 있구나! 아니 들수는 있지만 그걸 실천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문득 길 위에서란 책은 어떤 책일까? 하는 궁금증이 잠시 일었지만 아직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 책은 장르가 기행...여행? 뭐 이런걸까?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당신의 생각에 동화되어 이렇게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것은 왜였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하고 난후 쓴 책들을 읽으면 당연히 그 사람을 시선을 따라 그곳의 풍경이,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그곳의 바람냄새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곳의 향취가 조금은 읽는 사람에게 전해져야 하는데 이 책은 그저 당신안의 속삭임이 들릴뿐이다.

돈,시간 그리고 미래따위를 생각하면 우린 아무데도 갈수가 없으니

이 책의 초반쯤에 나온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그래, 내가 용기가 없어서 이렇게 떠나보지 못하는구나 하는 약간의 후회같은, 부러움같은 것이 생긴게 아니라 그래서? 당신은 당신앞에 펼쳐질 미래를 미래따위라고 돈과 시간또한 따위라는 말로 얘기하는군! 이라는 삐딱한 마음이 드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ㅡㅡ+  (떠나지 못한 내 용기없음이 시기심으로 나타난건가?)

이 책은 사실 우리 조카님이 사신 책이다. 라디오 프로에서 추천을 받아 구입했다며 읽고 나서는 너무 너무 좋았다고, 자기도 당신처럼 이렇게 미국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하게 했던 책이다. 지금까지도 읽은 여행책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하고 있다. 난 그냥 에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뿐 떠남을 느끼게 하는 여행책은 아니였다. 그러나 넓은 곳, 지금까지 생활했던 곳과는 다른곳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며 당신이 느꼈을 마음의 변화는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듯도 하다.

책의 제목처럼 나도 떠나봐야 당신을 알게 될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이 책이 떠남을 느끼게 하든 아니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든 혹은 망설이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든 읽는 사람마다 받아들임은 틀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돈과 미래따위를 걱정해서 떠나지 못했지만 당신은 떠났다는거 그 하나만을 봐서라도 박수는 보낼수 밖에 없겠다. ㅉㅉㅉ

 

* 이 사람이 미국이 아닌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로 떠났다면 아마 이 책을 읽는 나는 또다른 느낌을 가졌을것이다. 떠난 그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그가 다녔을 그 길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언젠가는 나도~라는 마음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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