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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by 카타리나39 201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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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은수연 지음
출판사
이매진 | 2012-08-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친족 성폭력, 그 무거운 침묵을 깬 생존자의 목소리!어느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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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믿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난다. 뉴스에서 그런 소식이 들려오면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외면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나 내가 여자인지라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에 대해서만은 더욱 그러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힘없는 아이와 여자들에게 행해지는 범죄만큼 비열한 죄는 없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라는 책이 있다.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라는 부제를 붙이고 나온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설마? 이게 진짜라고? 라는 의문을 가졌다. 소설이라고 해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실화다. 거기다 누군가 대신해서 써준 것도 아니고 그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써 내려간 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은수연, 그녀는 성폭력 피해자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시작된 성폭행은 대학 1학년 그녀가 가출을 해서 도움을 요청할때까지 계속 되었다. 그 사이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낙태수술을 받아야했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면서 성폭행, 폭력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아는 사람도 아닌 자신의 친아버지가 가해자다.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는 것인가.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딸에게 어떻게 짐승도 하지 않을 짓을 할 수 있더란 말인가. 인간이란 것이 이렇게 추악해지고, 혐오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 싫다.

 

살려주세요....나는 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했어요...라고 외치는 소녀와

내가 얘 아빱니다. 우리애가 가출을 해서 제가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라고 말하는 남자

우리 사회는 아빠의 얘기에 시선을 준다. 아빠이기 때문에, 어른이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서는 남자의 직업 때문에...그렇게 감옥같은 곳에서 그녀는 살아남았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도망치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다 드디어 자유를 얻었다.

 

마지막쯤 그녀는 자신의 아픔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자신이 아닌 가족의 아픔도 돌아보게 되는듯하다. 하지만 제3자인 나는 그게 되지 않는다. 자기 딸이 남편이라는 작자에게 그런 일을 당하는걸 알면서도 외면하는 모성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자신이 더 아픔을 겪더라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더라도 자식을 지켜내는 것이 모성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째서 이 엄마는 딸의 아픔을 외면해버렸더란 말이냐.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성폭력 피해자는 가해자만큼이나 고통을 겪는다. 아니 어쩌면 가해자보다 더 힘겨운 날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들이 그들일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나라라고 해서 특별히 완전히 우리와 다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특별히 그 정도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당하는 당사자의 생각때문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다. 언제나 되어야 그것이 바뀌게 될것인가...

 

성폭행을 당한 것은 그저 지나가는 미친개에게 물리는것과 다를바 없다고 했다. 사람이 지나가는 개에게 물리면 왜 개한테 물렸냐고 묻지 않고 그 개를 잡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다들 그렇게 한다. 하지만 성폭행을 당하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끝임없이 피해를 보고, 끝임없이 그 아픈 상처를 드러내야 한다. 그걸 드러내면서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라면 다행인데 그걸 드러내면서 수치심을 느끼며 자신의 잘못인것처럼 자꾸만 움추려 든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그로 인해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말을 들리지만 아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일뿐이다.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저 살아남은 것으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은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봐주는 사람들속에서 미소를 짓는다. 책을 냄으로써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도 하지만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는 목적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이제 그 안에 행복을 가득 담아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잘 컸다!!!

 

은수연 그녀는 그런말을 듣기 충분하다. 박수라도 보내주고 싶다. 그녀는 자신을 특별히 바라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누구의 곁에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대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 그녀는 그저 우리 일상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그런 시선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 누구에게나...

 

나는 여전히 이 책의 내용을 믿고 싶지는 않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이런일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고 싶지가 않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라고 가르쳐야 하는 세상이 오고 있는것일까? 오로지 자기 자신만 믿어라. 자기 자신만...이라고....

 

* 이건 그녀가 겪은 내용을 할줄도 옮겨 실고 싶지가 않다. 그저 대충 겪은 일만 들어봐도 황당하고 가슴이 답답한데 이안의 내용은....인간이길 포기한 짐승이 들어앉아 있는거같다. 그런 그가...겨우 7년형을 받았다는 현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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