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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75. 빌린책 산책 버린책, 또다른 독서일기

by 카타리나39 201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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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책산책버린책장정일의독서일기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 독서 > 독서일반
지은이 장정일 (마티,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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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접하지만(왜 이렇게 처음 접하는 작가들이 많은건지 ㅜㅜ) 장정일이란 작가는 꽤 유명한 작가인 모양이다. 독자 소개란에 보니 일곱권의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책또한 제목은 다르지만 그의 독서일기의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얼마전 읽었던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일기와는 다른 스타일의 독서일기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글이 그야말로 일기형식을 띄고 있다면 이 책은 독서리뷰에 가까운 책이라고 할수 있다. 그래서 알베르토 망구엘이 12권의 책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 이 작가는 50권이 훌쩍 넘어가는 책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았다.

꽤 부러운 독서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얼마나 내공이 쌓여야 이런식의 글을 쓸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부러운건 사실이다. 많은 독서와 꾸준한 글쓰기가 그의 이런 글에 도움이 되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열심히...읽고 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봤다.

하지만 그 많은 책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몇권 없고, 또한 읽고 싶어지는 책도 몇권 되지를 않으니 그와 나의 독서 취향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음이 확실하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참 쉬운 책만을 골라 읽는 경향이 너무 강한 모양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구매했던 이유는 단 하나 역시나 제목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빌린책, 산책, 버린책...그는 무엇을 빌리고, 무엇을 샀으며 또 어떤책을 버렸단 말인가! 그게 궁금했을뿐이다.

우리동네 도서대여점이 문을 닫은 것은 꽤 되었다는 느낌이다. 사실 몇년전인지 정확하게 기억할수는 없다. 두개였던 도서대여점중 하나가 먼저 문을 닫았고, 그후 반년정도 지나 남은 하나의 대여점도 문을 닫았다. 그후 내가 읽는 대부분의 책들은 구매해서 읽은 책이니 책값또한 무시할수 없는 노릇이다 ㅜㅜ

예전 대여점이 있을때는 나또한 빌려보는 책과 사서 보는책이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지금은 무조건 사서보고 있기에 신중하게 책을 고르기도 한다. 물론 충동적으로 지르기도 해서 읽지도 않고 모셔두는 책도 분명히 있다. 이렇게 신중히 고르자하면서도 제목에 낚이는 것은 어쩔수 없는 나의 버릇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귀가 더 얇아져서 제목뿐 아니라 선전, 리뷰등에도 낚여서 마구 마구 책을 지르고 싶어지고 있다. 아, 좀 자제를 해줘야하는데...

산책, 버린책, 준책.......나에게 책은 아마 이렇게 나뉘어질 것이다. 사서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준 책이 있고, 한번 읽고 버려버린 책이 있다. 그러다보니 남아있는 책들이 많다고 할수는 없다. 예전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책을 읽고 난 후에 나는 책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고 다짐을 했다. 무조건 쌓아둔다고 해서 내가 그걸 또 읽으리란 보장도 없으면서 무조건 가지고 있는 책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또 읽고 싶어질 책을 제외하곤 거의 주거나 버리거나 둘중의 하나다.

그는 책을 들고 나가 공중전화박스에 살며시 올려놓고 오기도 한다는 말을 보는 순간 예전 책을 여행시켜 주세요! 라고 했던 어떤 캠페인이 생각났다. 자신이 다 읽은 책은 카페나 자신이 가는곳에 살며시 놓고오면 또 다른 사람이 읽을수 있다는 내용이였던것으로 기억되어 진다. 그때의 나는 책을 무조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절대 동의할수 없는 캠페인이긴했다. 분명 무소유를 읽기 전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후에도 난 한번도 그런적이 없다. 나에게 버린다는 의미는 정말 말 그대로 버려버리는 것이다. 폐지로 처분되는 나에게 버려진 책들

이 책에서 유난히 시선을 끌었던 부분은 4부 '나쁜 책'을 권해도 무방한 시절은 없다..라는 부분이였다. 나쁜책이라는 것을 나누는 사람이 누구일까? 그 기준이 되는것은 무엇일까를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읽기 좋은 책이나, 읽으면 나쁜 책이라는 기준은 어디서 오는것인지...그것은 아마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닐까?

학생이 아닌 성인의 독서는 워낙 개인의 취향에 맡겨진 문제라서, 어떤 책을 읽고 말고를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라고 그도 얘기했듯이 말이다. 성인의 경우엔 역시 좋은 책이든 나쁜 책이든 본인이 읽고 결정할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버려진 책도 최소한 나에게는 버려야 할 책으로 인식되었던 부분이 분명히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니 너무 억울해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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