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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by 카타리나39 201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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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2-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2011 영연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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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장래가 촉망되던 에이드리언의 자살 그리고 세월이 40여년이나 흘러 도착한 한장의 서신..라는 글에서 무엇을 떠올렸건간에 내 예감은 100% 틀렸다.

40여년이 지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인물은 토니다. 특별히 잘난것도 없고, 그렇다고 빠지지도 않는 그저 그런 평범한 남자다. 그의 삶또한 그런 평범을 벗어나지 않는 그런 범위안에서 흘러갔다. 그러나 그런 그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한것은 40여년전에 죽은 친구 에이드리언이였고, 그로 인해 자신이 보냈던 편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조금은 센척하고 싶고, 조금은 있어 보이는척 하고 싶은 청춘이였지만 누구보다 평범할수 밖에 없었던 토니는 헤어진 여자친구와 자신의 친구인 에어드리언이 사귄다는 말에 저주의 편지를 써서 보내고야 만다. 시간이 흘러 그 서신을 다시 보게 된 자신조차 어째서 이런것을 썼을까 싶을 정도의 서신을...그러나 그것이 청춘이였을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인연이 끝났다 생각했고, 40여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 그래.'

40여년의 시간이 흘러 토니를 만난 베로니카(토니의 옛 여자친구)는 계속 토니에게 이런식의 말을 한다. 아직도 모르는구나. 넌 감을 못 잡는구나! 예전에도 그랬지....

나역시 감을 못 잡겠다. 베로니카의 말을....

토니의 편지에서 비롯되었다 생각하면서, 모든 일을 토니의 탓으로 돌리는듯한 베로니카는 그들의 관계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판단하고, 자신만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듯하다. 그것은 토니와 별로 다를게 없는 사고 방식일뿐이다. 그러고보면 이 소설의 주요 인물이라고 하는 두 사람이 서로가 감을 못잡고 있는것은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혹은 내가 작가의 생각을 전혀 감조차 붙잡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젊었을적 토니는 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라고 말하지만 노년의 토니는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가깝다'라고 말한다.

과거란 100% 옳은것은 없다. 그저 자신들만의 기억속에서 짜맞추고, 연결시키고, 자신들의 감정에 충실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뿐이다. 역사란 그런것이다. 토니의 말처럼 누군가의 회고에 가깝지만 그 회고조차 편중될수 밖에 없는것이 역사다. 나라든, 한 개인의 역사든 말이다. 자신의 행복에 맞춰 과거의 기억은 재편성 되기도 한다. 쓸데없는 기억은 지우고, 자신의 잘못인 부분은 미화되고, 누군가를 원망하기 위해서 별일아닌 일을 과대 포장하기도 하는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것, 그것이 기억이 아닐런가...

토니또한 그런면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을 상처 준 베로니카를 나쁜 년으로 기억시켜놓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켰고, 그녀를 잊고, 친구들을 잊음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토니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베로니카를 베로니가 그 자체로 내가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토니의 기억속 그 느낌 그대로 나에게도 베로니카는 알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과거의 사건을 한편의 기억속 잔재만으로 모두 알아내기란 이래서 어려운 법이다. 과연 토니의 잘못은 무엇이고, 그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던 것은 무엇일까???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이자 2011년 영연방 최고 문학상 맨부터 수상작이라는 이 책...나는 사실 모르겠다.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겠고...그래서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만 과연 그 다시가 언제일지는.... ㅡㅡ;; (마지막 부분을 반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듯한데 왜 나에게 그닥 반전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지 그것도 좀 의문이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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