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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지붕뚫고 하이킥] 지금까지 시청한 시간이 아까운 시트콤

by 카타리나39 2010.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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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산골에서 올라온 자매의 성장이야기 그리고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TV에서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라는 기획의도와는 이미 예전에 한참 멀어져있었고, 막판에 가서는 개연성조차 무시한 스토리로 엄청난 인내심을 가져야만 시청을 할수 있게 만들었던 지붕킥이다.

오늘 지붕킥은 세경과 지훈의 죽음을 끝으로 막방을 했다. 한마디로 어이없고 내가 지금까지 이 시트콤을 시청한 모든 시간조차 억울하게 만드는 결말이였다.

마지막 방송을 잠깐 들여다보자. 세경은 아빠와 신애와 공항을 가다 지훈을 보기위해 병원에 들른다. 하지만 지훈이 없자 그냥 기다린다. 이때 든 생각은 비행기 시간이 언제인데 저리 여유롭지? 하는 거였다. 뭐 여튼 기다리고 기다리다 메모를 남기고 나가고 그때 지훈은 반지가 들어있을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들고 들어오며 정음에게 대전으로 가겠다 문자를 남긴다. 그후 메모를 보고 병원밖으로 나가 세경을 마주했고, 지방에 내려가는 길에 공항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차안......비가 많이 내리고 정음과 만나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고 말한 세경이 갑자기 폭풍 고백을 한다. 그리고 차가 공항에 거의 다 왔을때쯤 세경이 말한다.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고...그리고 그들은 사고로 죽는다.  죽는 장면을 보여준것은 아니다. 그날 방송된 뉴스와 정음과 준혁의 3년뒤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널뛰기 하는 캐릭터에 실망하고 있었지만 마지막 방송까지 캐릭터는 널뛰기를 하더니 결말은 허무하게 죽음을 보여준다.

피디는 말하다. 뒤늦은 자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두 사람의 죽음은 애절하게 보이고 싶었다는 식의 인터뷰를 한 모양이다. 뒤늦은 자각? 어떤 자각을 말하는 것일까?

하긴 하루전에 준혁과 키스(뽀뽀든 키스든)를 한 세경이 지훈에게 한 행동은 세경의 캐릭터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음이 있는 대전으로 가려고 마음먹은 지훈이 세경의 고백에 눈물어린 얼굴을 보이는것조차 이해할수 없다. 꾸질꾸질! 이라고 해리가 그렇게 부르짖고 다녔던 이유가 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이였다고 생각되어진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할수 있는 말이였다?

그리고 후반부터 갈팡질팡하던 지훈이 정음에게 내려가면서 중심을 다시 잡으려하나 했더니 마지막 표정은 무엇일까? 사랑에 아파해봤기에 사랑때문에 아파하는 세경을 이해하고, 자신이 상처준것에 대한 미안함때문이였을꺼라 생각하고 싶지만 과한 연출로 세경이나 지훈이나 별볼이 없는 캐릭터로 전락시켰다 생각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대체 어떤 이해를 바라고 등장한 장면인지 나는 모르겠다.

(내가보기에 마지막까지 지훈은 사랑에 대한 도구로 있었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정음의 사랑상대, 세경의 짝사랑의 상대....딱 그것뿐이다)

정말 처음부터 의도된 결말이였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피디는 그리 말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지 싶다. 이미 너무 벌려놓은 것은 많고, 해결할 방법은 없으니 택한 방법일뿐으로 보인다. 왜냐면 내가 보기엔 기획의도와 너무 틀려보이니까... 기획의도는 자매의 성장이였다. 그래 세경은 그렇다치고 신애는 어떤 성장을 한것인지..그리고 저 결말이 희망을 전하는가? 그게 이해가 안가니 이런 생각이 드는것이다.

막장드라마를 봐도 마지막엔 통쾌한 기분을 느낄수 있는것이 정상이다. 그것때문에 막장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게 아니겠는가...시트콤이 시트콤다운 특성을 잃은것까지야 어쩔수 없다 치지만 마지막까지 우롱당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시트콤을 기분좋게 봐야하는데 마지막 방송을 보곤 우울해졌다. 아니 우울해진것보다 화가 나는 것이다. 이따위 결말을 보기위해 내가 시청을 했던가해서...

간혹 연인들의 죽음을 그리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다. 그걸보면 함께 안타까워하고 아파할수 있는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그 죽음에 보는 이가 공감했을때 할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지붕킥의 결말은 그게 아니다. 둘이 서로 너무 사랑했다는 느낌이 있다면 혹 0.00001%정도는 이해할수도 있지만 이건 서로 마주보는 사랑이 아니라 한사람의 짝사랑으로 보일뿐이다. 아니 마주보는 사랑이였다해도 너무 뜬금없는 전개였다.

죽음이 결말이라니.....지훈의 마음이 사랑이였다라고 확언할수 있는 무엇이 없었다 느꼈지만 혹여 지훈의 마음속에 세경에 대한 사랑이 뒤늦게야 자각을 했다고 해도 죽음으로 마무리지을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허무하고 짜증나고....뒤통수맞은 기분이 들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피디는 공감할수 있는 결말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공감을 해줘야할까? 나는 공감부분을 찾을수가 없다. 

기획의도를 쓰지 말던가 시트콤이란 장르를 하지 말던가 피디는 둘중에 하나를 했어야했다 앞으로 난 이 피디의 시트콤은 아마 다시는 보지 않게 될것이다. 나는 이렇게 기분나쁜 느낌을 갖게 하는 시트콤을 상당히 싫어한다.

그리고 세경의 사랑과 행복은 결국 가족안에서 이루워지는것이 아닌 남자로써 완성되는것이였나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가족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행복해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라 말해서는 안되는거였다. 그 말과 죽음......그래서 이것때문에 피디가 보여주고픈것이 무엇이였나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함을 바랬던 나에게 지금까지 이 시트콤을 보아왔던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갖게한 결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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