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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17. 2백년전 악녀일기속에서 만들어지는 악녀를 보다

by 카타리나39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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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년전악녀일기가발견되다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돌프 페르로엔 (내인생의책,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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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순수하다. 그만큼 또 잔인하기도 하다.

여름날 잠자리 날개를 뜯으며 웃고있는 아이들을 본적이 있는가? 예전 나는 시골에 살때 그런 모습본적이 있다. 그들은 날개잃은 잠자리가 날지못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그 아이들이 일부러 잠자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한 행동은 아니다. 단지 그 잠자리의 고통을 모르기에 웃으며 즐겼을뿐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아이들에게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 얘기해 주지 않았다.

며칠전 버스를 탔을때 있었던 일이다. 초등학교 학생한명과 그 엄마가 함께 버스에 올랐다. 그 아이의 손에는 매미 한마리가 들려있었다. 매미는 시끄럽게 울었고 사람들은 그 소리에 짜증이 나는듯 아이와 엄마를 흘깃 흘깃 바라봤지만 엄마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아무렇지 않다는듯이...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란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매를 한번도 맞지 않고 자란 아이는 남의 아픔을 모른다고 했다. 아, 그렇다고 아이를 때리면서 키우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고통을 모르면 남의 고통도 쉬이 이해할수 없다는 말이다. 남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하고, 남에게 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함을 알려주는것이 부모이고, 어른이고 사회여야 한다.

2백년전 마리아가 살던 시대는 노예가 존재했었다. 마리아는 자신이 그들과 다르게 하얀 피부를 타고 난것이 자랑이다. 그들과 자신은 피부색깔만큼 다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태어날때부터 길들여져온 생각이였다.

그녀는 어리고 순수하다. 남에게 고의로 해를 끼치려 마음먹은 아이는 아니다. 다만 자신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행동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뿐이다. 그녀에게 성인이 되었다며 흑인 노예를 선물했던 아버지와 그 노예를 길들일때 쓰라고 채찍을 선물했던 이웃집 아줌마, 그리고 그녀 주위의 그 누구도 노예를 인간으로 대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기에 마리아가 노예를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닌 자신보다 월등히 못난 존재라 생각하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일뿐이다.

자신보다 못한 존재의 노예를 길들일수도 있고, 맘에 들지 않으면 팔아버릴수도 있으며 자신의 마음대로 할수 있다는 마리아를 악녀라는 말을 빌려 표현한것이 적당한지는 모르겠다.

악녀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성질이 모질고 나쁜 여자라고 정의되어 있다. 마리아의 행동이 그것에 해당하는지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국어사전의 정의와는 별개로 악녀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악함이 아닐까싶다. 하지만 그것도 마리아와는 100% 들어맞는다 말하기가 나는 좀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다만 마리아는 잘못된 교육의 결과물일뿐이지 싶다. 악녀라고 칭하기엔 그녀가 아직 어리다 생각되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습관처럼 무서운것은 없다. 습관이란것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지고, 그후론 그것이 잘못이란 인식은 사라져 버린다. 특히나 어렸을때 들어버린 습관이란 더욱 그렇다. 세살버릇 여든간다는 말이 있다. 어린 아이에게 보여지는 어른들의 모든 행동은 그 아이의 인격을 형성하며 평생을 따라가는 습관이 될수도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혹은 자신이 원해서 악녀가 된것이 아닌 자연스런 학습에 의해 만들어져 악녀라고 불린 마리아를 보며 우린 지금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잘못된 행동을 방관함으로써 혹은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이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것조차 모르고 행동하며 현시대의 또다른 마리아들을 만들어가고 있는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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