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21. 당신은 마법의 앵무새를 만나셨나요?

by 카타리나39 2010. 8. 19.
반응형


마법의앵무새루이지토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 이탈리아소설
지은이 수산나 타마로 (레드박스, 2008년)
상세보기


그냥 살아서 살아지는 하품나리만치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안셀마. 홀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안셀마는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죽어가고 있다. 얼어붙은 삶은 살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남편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절망에 빠져들었던 안셀마...학교에서 억울하게 퇴직당해야했고, 자식과의 관계도 그저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뿐인 그녀는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를 보다 문득 강풀작가의 만화 사랑합니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부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을 키우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아이들은 성장을 하고 자신의 짝을 찾아 떠나고 모시지 못하기에 자주 찾아뵙겠다 말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언제나 전화로만 안부를 묻는다. 그 말끝에...'자주 찾아뵐께요' 라는 말이 따라온다. 남자는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자주 찾아뵈어야하는 사람이 되었구나....라는...그 쓸쓸함 표정이 떠올랐다.

왠지 안셀마의 표정을 볼수 있다면 그 노부부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안셀마가 너무 자식들을 안좋은 쪽으로만 바라보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식임에도 안셀마의 마음을 보면 한발 떨어져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했다. 마음을 바꾸면 인생을 더 즐거울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살짝 ^^;;

루이지타는 편리함에 항복하지 말라고 했다. 편리함이 마법사의 약처럼 작용하기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온몸이 굳어버리고, 살아 있지만 사실은 죽은 미라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p84) 안셀마는 자신이 친구인 루이지타의 말처럼 죽은 미라가 되어버렸다는것을 알았다.

그런 그녀가 어느날 쓰레기통에서 무지개를, 희망을 주었다. 정확히 말하면 무지개빛을 띈 앵무새를 주운것이다. 죽을것처럼 흐느적거리는 앵무새를 데려다 음식을 먹이고 재운 다음달 색깔만큼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생명력을 보이는 앵무새에게 그녀는 그처럼 빛나는 생명력을 가졌던 친구 루이지타의 이름을 따서 루이지토란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루이지토에 의해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활기찬 생활속으로 빠져든다. 어쩌면 알셀마에겐 누군가에게 기울일 관심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교사를 그만두고, 아이들은 떠나자 그녀가 관심 기울일만한 상대가 없었으니까..

루이지토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그녀의 인생은 달라진다. 변한것은 없음에도 모든것이 새롭게 활기차게 바뀌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다시한번 안셀마에게 희망을 빼앗듯 루이지토를 데려간다. 어렵게 동물보호소를 찾아간 안셀마의 눈에 비친 루이지토는 그녀가 알던 모습이 아니였다. 스스로가 자학하듯 털을 뽑아버린 루이지토는 금방이라도 생을 끝낼듯 보였다.

"치료약은 사랑밖에 없어요. 사랑만이 병을 낫게 한다구요"

안셀마가 외친다. 그것은 루이지토를 위한 말이였지만 안셀마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그것만이 인생을 미라처럼 얼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바꿀수 있다는것을 알았을것이다.

모든것을 포기해야 할거같은 순간에 한 소녀가 말을 한다.

"잊지 마세요. 희망을 가지셔야해요. 길이 끝나는 곳에 보물이 있어요"

기차역에 서 갈등하는 안셀마에게 무지개빛 조각이 짹!!!!

루이지토는 사실 하나의 계기가 불과했다. 누구나 인생이 지루하고 그저 살아서 살아야하는것일까 하고 느껴질때가 있다. 그것을 깨고 새로운 날들을 만들어가게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뿐이다. 안셀마가 아무리 루이지토를 만났다고 해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였다. 그 계기를 루이지토가 주었을뿐이다.

하지만 그걸 뻔히 알고 있다고해도 아무런 계기없이 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앵무새 루이지토를 만난 안셀마는 행운아였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바꾸기 힘든 마음을 살짝 바꿔 행복한 삶을 살아갈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루이지토는 마법의 앵무새가 맞는거 같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어디서든 마법의 앵무새 루이지또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고 있을뿐...

나의 마법의 앵무새는 어디에서 내가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는것일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