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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24. 당신도 예외일수는 없어 '루머의 루머의 루머'

by 카타리나39 201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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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루머의루머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청소년소설
지은이 제이 아셰르 (내인생의책,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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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루머의 정확한 뜻을 확인한다.

국어사전엔 루머 [rumor]   [명사] ‘뜬소문’, ‘소문’ 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더라 통신이나, ~ 아님말구 식의 얘기가 이에 해당할수도 있겠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 루머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파될수 있는것일까? 나도 간혹은 인터넷을 통해 근원을 알수없는 소문들을 접하곤 한다. 그것이 진실처럼 퍼져나가면 어느 순간 악플이라는 모습으로 바꾸어 나타나기도 하는것이 요즘 세상이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범생이 범주에 속하는 클레이는 어느날 소포를 받는다. 발신인이 없는 소포안에는 숫자가 적혀있는 7개의 테이프가 들었다. 호기심에 테이프를 들어보는 클레이

안녕, 여러분.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 안에서 난 아직 살아있어 라는 말로 시작된 테이프. 그것이 같은 반 학생의 평범한 말이였다면 클레이는 아마 웃으며 테이프를 꺼버렸을수도 있었을 것이고, 혹은 호기심에 계속 들었을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클레어는 놀란다

맙소사, 이게 다 뭐야. 해나 베이커는 자살했는데

그렇다. 그 테이프는 자살한 반 친구가 보낸 것이였다. 하지만 그걸 안 순간에도 클레어는 테이프를 끌수 없었다. 왜?

내 삶이 왜 끝장났는지 밝히려고. 이 테이프를 듣는 너희들이 그 이유에 해당되니까.

테이프를 들어야하는 사람은 모두 13명. 그들이 알게 모르게 해나의 자살에 관여를 하고 있다는 말이였다. 클레어는 도대체 자신이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알수가 없다. 꺼버리고 싶지만 그 말을 무시해버릴수가 없어 계속 들을수 밖에 없는 클레어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서는 해나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의 그들이 보이고, 클레어의 행동과 말을 통해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해나에 대한 루머는 처음엔 어쩌면 아무 생각없이 시작된 일이였을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쉽게 저지를수 있는 실수일수도 있다. 그저 한번쯤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혹은 재미삼아 내뱉었던 루머... (사실 여학생들에겐 이런 루머가 가끔 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또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지도...)

"아무짓도 안했어. 그냥 별일 아니야. 이 테이프에 나올 정도는 아니라고. 해나가 자살 핑곗거리로 삼았을뿐이야" (p135) 라고 말할 정도로 그들에겐 별일 아닌 일이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에겐 눈덩이 효과를 발휘했다. 구르고 구르고 굴러 도착했을때는 너무 커서 막을수도, 피할수도 없는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사실 해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그렇게 커다란 일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읽는 나도 조금은 덜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니 심각함은 알지만 자살할 정도는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내가 그 루머속의 주인공이 아니여서 실감을 못한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을 제대로 끌고 갈수 있을까? 언제나 내가 믿는 사람들한테 배신을 당했는데 (p174) 해나처럼 믿었던 누군가에 의해서 시작된 일이라면? 이라는 가정을 해본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믿음이 깨어지는 순간은 아프다.

작가가 말한다. 문제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어떤 긍정적인 신호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소한 일도 크게 해석하고, 루머 하나에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다...라고..아마 해나가 그랬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작은 루머하나였을뿐인데 그런 작은 루머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해나는 지쳐간다. 그러다 모든 긍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져버렸다.

생각해보면 내 주위에도 그런 사소한 루머가 10여년의 세월이 흐른후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을 본적이 있다. 그렇게 보면 사소한것이라 치부할수 있는것은 역시 당사자가 아닌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인모양이다.

세상에 손을 놓고 싶어질정도로 힘겨운 그녀는 누군가에게 손을 잡아 달라고 말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손짓에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 나는 삶을 놓아버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내가 알았던 사람. 내가 좋아했던 사람. 나는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p175)  클레어는 놓쳐버린 해나의 신호를 가슴아파 한다. 그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조금만 더 자신이 용기가 있었더라면 하고...그러나 정말 너무 늦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나름대로 호의를 베풀었지만, 내가 원하던 만큼은 아니었다. 진작...그걸 알았더라면 좋았을껄...그렇게 말한 해나를 보면 말이다.

해나의 테이프를 받은 사람들은 변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도 조금은 나의 작은 말이 어떤 큰일을 불러올수 있는지 혹은 내 주위에 나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이가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되돌아보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루머의 주인공은 누구나 될수 있다. 퍼뜨리는 자가 될수도 있고, 그 속의 주인공이 될수도 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만은 예외라고 단정지을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해나의 선택이 안타깝다. 조금더 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리고 꼭 이리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물론 알게 모르게 해나의 자살에 영향을 미쳤던 아이들이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나 자신도 얘기했든 그들이 자신을 해코지 하려는 뜻을 없었을꺼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 테이프가 혹시나 누군가의 실수로 테이프 속의 사람들이 아닌 다른이들에게 공개가 된다면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무서운 세상이다. 말조심하고 살아야지 ㅡㅡ;; 올드보이속 오대수가 왜 그 오랜시간 갇혀 군만두만 먹어야했는지 기억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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