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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25. 사도세자의 고백에 귀를 기울여보자

by 카타리나39 201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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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고백그여드레동안무슨일이있었을까?
카테고리 역사/문화 > 한국사 > 조선시대 > 조선왕조사
지은이 이덕일 (휴머니스트,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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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는 2007년 방송된 [이산]의 주인공 정조의 아버지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동이]의 아들인 영조의 둘째 아들이기도 하다. 당파싸움에 희생된 인물이며 내 기억으론 역사상 가장 비참하게 죽은 왕세자가 아니였을까 한다.

대체 얼마나 큰 죄를 지어야 부모가 자식을 뒤주안에 가둬두고 굶겨 죽일수 있는것인지 나는 도대체 이해를 할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영조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잔인한 임금이라는 거다. 그나마 그는 인조와 다르게 손자인 정조를 끝끝내 지켜내긴 했다.

한중록이란 책이 있다.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집필한 책. 내가 직접 읽은 적은 없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알려진 사실때문인지 혜경궁 홍씨를 무조건 가련한 여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작가가 나름대로 그때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어 쓴 책이라고 했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들은 대게 그렇기 하지만 ^^;;

역사는 이긴자의 기록이며,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알수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을수밖에 없다. 특히나 회고록인 한중록은 그때의 상황을 기록하였다고 해도 철저히 혜경궁 홍씨에 의해 자신의 시각에, 자신의 기분에 맞춰 기록되어 졌을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역사란 내가 그 시대에 살지 않았기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의 삶의 기록이니 단면적일수는 없다. 여러 사람이 얽혀있는 삶은 한쪽 측면에서만 보고 판단할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그러니, 한 사람에 대한 평가도 당연히 다양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세자의 고백이라고 쓰여진 이 책은 사도세자는 물론 혜경궁 홍씨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게 하는 역할을 했다. 그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 서로의 이익을 찾기 위한 줄서기,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해야했던 그들...

집안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지아비를 택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혜경궁 홍씨는 집안을 택한다. 그 안엔 아마 어린 세손을 보호하기 위함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게 가장 큰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여자는 남편보다는 자식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더 크다했으니까...

그럼 어린 세손이 없었다면 그녀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그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다. 혜경궁 홍씨가 택할수 있는 선택이란 결국 집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은 그 당시의 시대상황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시대를 보면 여자의 운명은 집안과 연결된다. 아무리 왕의 총애를 받아도 집안이 역모로 몰리거나 하면 바로 폐비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택할수 있는 선택의 폭이란 별로없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는 상관이 없는 여자의 삶이다.

남편 한명을 살릴것인지 아니면 나와 내 온가족을 살릴것인지....그건 선택이란 말로 결정지을수 없는 괴로움이다.

 

사도세자...그 여드레 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것인가! 그는 죽어갈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이가 아무도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가 가는 마지막길도 참 많이 쓸쓸하고 허무했을거 같다. 어린 아들을 두고 떠나야했던 그는 죽어가면서 자신의 아버지인 영조를 원망했을까?

 

그렇다고 이 책을 읽은후 혜경궁 홍씨 정말 나쁘네! 라고만 생각되어진 것은 아니다. 여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그 시대에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해야했을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짐작도 가지 않는다. 제목이 사도세자의 고백임에도 혜경궁 홍씨에 대한 색다른 시선의 책이라고 할수도 있는 책이였다.

이미 지나간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버린 인물이지만 사도세자의 고백에 한번쯤 귀기울여 보는것도 괜찮을듯하다. 그러면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를 또다른 마음으로 바라볼수도 있을것이다.

 

 

* 역사소설은 좋아하지만...요즘은 읽기가 좀 싫어지고 있는중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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