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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30. 공녀, 우리역사의 아픈 이름

by 카타리나39 201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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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원. 명. 청의 요구에 응하여 여자를 바치던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내 기억속의 공녀란 단어도 그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배운 그 당시엔 별로 생각을 안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들의 삶을...그렇게 잠깐 배운것이 전부였던 공녀라는 단어를 내가 자세히 알게 된것은 우습게도 로맨스 소설속에서였다.

공녀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로맨스소설
지은이 김지혜 (영언문화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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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이 제목의 공녀가 설마 역사시간에 배운 그 공녀일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은 로맨스소설로 탄생될만큼 아름다운 얘기도 아니였고 그저 아픈 역사의 기록이였기에...

고려가 원나라의 지배를 받을때 원나라는 고려에게 공녀를 요구한다. 최씨 집안의 하나뿐인 딸 예영은 아버지의 지위때문에 공녀로 갈것이란 예상조차 못한 상황에서 끌려 고려를 떠나게 된다. 함께 잡혀간 규수들의 아픔을 직접 본 예영은 어떻게든 고려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결구 왕이 아닌 장군 샤하이에게 바쳐지게 된다.

마음이 없이 잡혀온 나라, 돌아갈수 없는 고향, 두고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예영과 그런 예영을 사랑하게 된 샤하이...그리고 뜻밖에 밝혀지는 가족의 얘기들...

그렇게 예영이 샤하이를 사랑하고 마음을 열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 공녀로 갔으나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도 했던 기황후에 대한 일도 언급이 되어 있다. 기황후가 실존 인물이긴 하지만 그 과정이 이러했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ㅡㅡ;;

힘없는 나라의 백성으로, 그것도 더 힘없는 여자로 태어나 먼 타국으로 끌려가야 했던 공녀들이 모두 불행했다거나, 혹은 모두 행복했다고 말할수는 없을 것이다. 예영처럼 마음따뜻한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일생을 보낸이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샤하이의 마음이 보이는데 예영이 자꾸만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자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샤하이의 마음을 보란 말이닷! 이러면서....그 상황에서 그 마음이 한번에 보이는것이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수동적이고 도망만 가려는 예영이 답답했던것은 사실이다. 조금 더 진취적인 모습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 (실제였다면 그럴수 없는 상황이였겠지만 소설이니까 그러길 바랬다)

함께 예영과 원나라도 떠났던 규수들은 누구는 권력을 잡았고, 누구는 사랑을 잡았지만 외롭고 쓸쓸하게 죽어가기도 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렇게 먼 타국땅에서 조국과 가족을 그리워하면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역사시간에 잠깐 배운 공녀란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던거 같다. 아마 쓸쓸하고 아프게 살다간 그들에게 글속에서나마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모르겠다. 그랬다면 정말 화병나 죽었을지도 ㅜㅜ

* 훔...로맨스소설 리뷰가 어찌 이런지 모르겠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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