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32. 쉽게 놓을수 없는 관계 '편지'

by 카타리나39 2010. 8. 31.
반응형


편지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년)
상세보기

연좌제(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하는 제도)란 제도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 생각을 했다. 무고한 사람까지 처벌해야했던 연좌제는 꽤 강력한 처벌 수단이였음은 확실하지만 제대로 시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범죄자에 대한 시선이야 어쩔수 없다하지만 그 가족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차별은 옳은것인가?

 

부모없이 어렵게 동생과 살아가는 츠요시는 동생의 학비를 구할 방법이 없어지자 남의 집을 털 생각을 한다. 하지만 발각이 되자 집주인을 살해하고 도망가지만 결국 잡히게 된다.

동기야 어찌되었건간에 츠요시는 범죄를 저지렀다. 그 죄값을 받으며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되고 그곳에서 동생 나오키에게 편지를 보낸다. 하나뿐인 혈육이고 아직은 어린 동생이기에 걱정할수 밖에 없는 츠요시다.

하지만 살인자의 가족이란 꼬리표가 붙어버린 나오키는 힘겹기만한 나날을 보낼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위해 저질렀던 형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살인을 저지른건 자신이 아닌데도 왜 고통은 자신이 받아야하는지 억울한 마음이 커지면서 그 마음은 형에 대한 원망으로 번져간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함께...

범죄자의 가족...그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들은 그저 범죄를 저지른 자의 가족일뿐이다. 그리 태어났을뿐이다. 하지만 과연 나는 내 이웃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무렇지 않게 대할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대놓고 외면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평범한 이웃과는 다른 마음일거 같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차별은 당연한 거야"

"당연하다고요?"

"당연하지. 사람들은 대부분 범죄를 멀리하고 싶어하네. 사소한 관계때문에 이상한 일에 말려들수도 있으니까. 따라서 범죄자나 범죄자와 가까운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행윌세. 자기방어 본능이라고 해야 할까? 또한 자신이 죄를 지으면 가족도 고통을 받게 된다는 걸 모든 범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는 이야기지"

억울해하는 나오키를 향한 말이다. 그것은 범죄자의 가족이 감내해야할 고통이라고...그런 고통이 가족에게 뒤따른다는 것을 모든 범죄자들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키의 힘겨운 삶의 습을 보아서였을까...[유레루]속 살인자의 동생이 되고 싶지 않았던 동생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범죄자의 가족이란 꼬리표가 얼마나 힘겹게 생활을 지배할수 있는지를 보았기에...

누구인들 원해서 범죄자의 가족이 되었을리는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이 섞여버리는 것또한 사람이기에 어쩔수 없는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으면서 별 공감을 못했던 난 이 책을 읽으며 가해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부당함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기도 했다. 죄를 지은 츠요시가 불쌍한게 아니라 그때문에 항상 좌절을 겪어야 하는 나오키와 결국 츠요시을 등져야만 하는 그가 불쌍하게만 느껴졌다.

결국 그는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 싸울수가 없어 형에게 등을 돌린다.

 

동생이 형제의 인연을 끊겠답니다. 제가 출소한 뒤에도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 편지를 읽을때 제가 받은 충격을 짐작하실지. 동생한테 절연당해서 충격을 받은게 아닙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저라는 존재가 동생한테 계속 고통을 주어왔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동생이 이런 편지를 쓸 때까지 눈치채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제 자신이 혐오스러웠습니다. 저는 편지 같은 걸 쓰지 말아야 했습니다. [형의 마지막 편지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끊기 어려운것이 가족간의 관계다. 가장 가까울수도 가장 멀수도 있는것 또한 가족이라고 할수 있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현재의 삶을 버릴수가 없어 끊어야했던 형제간의 연...그러나 형에게 등을 돌리고 난 후 괴로웠던 나오키는 결국 형을 향해 한발 다가서려 노력한다. 가족이기에, 형제이기에...세상 누구도 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은 받아주고 이해해야 하는 가족이기에...

세상이 형을 버려도 자신만은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유레루가 감추었던 마음때문에 쉬이 흔들려버리는 형제간의 얘기를 다뤘다면 편지는 돌아서고 싶으나 그럴수 없는, 영원히 끊어버릴수 없는 형제간의 관계를 말하고 있었다. 뭐 두책다 결론은 가족간의 정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였겠지만...

날 끝까지 믿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가족이 족쇄가 되지 않도록 서로간에 노력은 필요한 법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