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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36. 집보다 여행? 혹은 여행보다는 집?

by 카타리나39 201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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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보다여행어느여행자의기발한이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왕영호 (21세기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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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휴가를 맞아 일본을 다녀왔다. 조금은 이곳보다 더울거란 예상을 하고 출발했지만 정말 더워도 너무 더웠다. 그 끈적거림이라니...결국 밤의 일본을 돌아보려는 나의 우아한(?) 계획은 물건너 가고 저녁엔 호텔에서 한발짝도 나올수가 없었다. 나오고 싶어도 절대 나올수가 없는 더위였다.

악! 내가 다시는 여름에 일본에 오나봐라!

애초의 계획은 자유여행이였것만 여건이 맞지 않아 패키지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간 여행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더 둘러보고 싶은곳은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별 관심이 없는곳조차 시간을 내서 둘러봐야했다. 역시 여행은 좀 여유가 있어야 함을 새삼 느꼈던 시간이다.

그렇게 뜨겁고, 힘겨운 여행이였지만 막상 다시 돌아올 시간이 되자 비행기에 타고 싶지 않았다. 뭔가 부족함을 느꼈고 그대로 떠나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시간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이책의 제목처럼 집보다 여행이 좋아 남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여행을 항상 그리워하고 좋아하지만 집또한 그만큼 좋아한다. 집에 들어가면 거의 나오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은 내 시선을 한번에 사로 잡았다.

집떠나면 개고생이라는데 어찌해서 이 사람은 집보다 여행이란 제목을 정했을까?

일상을 여행처럼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여행할 때만 행복하고 일상은 따분하고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해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해야 한다 (p101)

인생에서 가장 큰 여행은 우리의 삶이다. 그 삶이 언제나 여행을 떠날때의 가슴 두근거림이 있을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우리는 일상이 힘겹고, 일상에 지칠때 여행을 꿈꾼다. 일상을 벗어난다고 해서 영원히 벗어날수도 없는것인데도 일상의 일탈로 여행을 꿈꾸는 것이다. 그렇게 아직은 여행과 일상이 따로 나눠져 있는 우리의 삶이 작가의 말처럼 합쳐진다면 조금은 기운나는 하루 하루가 되지 않을까?

모험과 안정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원 안에서 함께 있으면서 전체를 이룬다. 그래서 제대로 된 모험은 안정을 부르고, 제대로 된 안정은 우리를 모험으로 이끈다 (p221)

아직은 이 말을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모험과 안정을 하나의 원안에 생각하기엔 서로 너무나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언제가 내 삶안에 모험과 안정을 함께 담을수 있는 날이 오려나?

작가인 왕영호씨는 여행사에 근무한 사람이다. 세상을 떠돌며 살다 귀국후엔 아쿠아라는 여행사이트를 오픈하고 홍대앞에 여행 카페 아쿠아를 오픈하여 그곳을 집삼아 살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또 서서히 떠남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의 생활을 보면 여행과 생활이 하나로 합쳐져 있는것을 알수있다. 과연 이런 삶을 살아갈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될까?

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아직은 안정된 집이 제자리를 잡고 기다려주는 상황을 즐기고 있다. 떠남은 돌아오기 위함이라는 생각을 하기에...그래서 여행지에서 다시 돌아올때 아쉽긴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평안함을 느끼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하루 하루 무난한 일상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두근거리며 살아갈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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