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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48. '베니스의 상인'을 다시 보다

by 카타리나39 201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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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상인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연극 > 희곡이론 > 셰익스피어 희곡론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기린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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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그 시대를 반영한다.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써내려갔으니 당연한 말이다. 그래서 그 시대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수가 있는 것이다.

어느날 문득 베니스의 상인을 다시 보게 되었다. 기억나는 거라곤 친구를 대신한 보증, 그리고 약속, 살을 떼어내겠다는 것에서 시작한 재판.....이렇게 부분 부분이 기억날뿐인 내용이였다.

베니스의 상인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안토니오가 친구 밧사니오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보증을 서준다. 그 담보로 자신의 살 1파운드를 잡힌다 (이거 이거 완전 신체 포기각서같어 ㅜㅜ) 그런데 안토니오의 전 재산을 담고 있는 배들이 바다에 빠지고 샤일록이 정한 기한내에 돈을 갚지 못하게 된다. 소식을 접한 밧사니오가 달려왔지만 샤일록은 두배의 돈도 필요없다며 담보를 행사하겠다고 한다.

안토니오의 목숨이 위험해졌으나 밧사니오의 아내 포샤가 개입하여 재판에서 샤일록이 지게 된다. 결국 샤일록은 자신의 재산을 잃게 되고 밧사니오와 안토니오의 우정은 지켜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분명 처음 읽었을때 밧사니오와 안토니오의 우정에 대해 먼저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다시 읽으니 그것이 먼저 와 닿지 않았다.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친구를 끌어들여 사채업자에게까지 돈을 빌리는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그런일을 하겠다는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서는것또한 잘했다 말할수 없는 것은 요즘 시대 사채문제가 불거졌기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이 거슬렸던것은 안토니오가 샤일록을 자신보다 낮게 보는듯한 시선이였다. 단지 그가 사채업을 하기때문에? 아니다 그것은 샤일록이 유태인이였기때문이다. 안토니오에게 기독교인이 아닌 샤일록은 기피의 대상이였고, 무시의 대상이였다. 그렇기에 그런 무시를 당했던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원한을 가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채업자인 샤일록이 돈보다 안토니오의 목숨(?)같은 살을 원했던것을 보면 얼마나 원한에 사무쳤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심정이 그것이였다면 그동안 샤일록이 안토니에게 당한 수모를 짐작할수도 있을 것이다. 안토니오에겐 단지 종교때문에 샤일록을 무시할 권한은 없었다.

그들은 샤일록에 기독교로의 개종을 원하며 기독교의 자비(?)를 배우라한다. 정작 그들은 철저하게 유태인인 샤일록을 외면해놓고 하는 말이니 설득력이 떨이질수 밖에 없다. 그들의 행위가 지금의 시선으로 봐서는 정당한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누구에게자 주어져야할 종교의 자유인데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관점에 사로잡혀 있다.

그 시대는 그러 했으리라...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대였다. 그렇기에 그냥 그 시대의 생각은 그러했다 하면서 이해해야 하는 소설이다. 하지만....

어느 날 출근 시간이 늦은 관계로 택시를 탔다. 차가 출발하고 기사분이 묻는다.

"교회 다니세요?"  헉...큰일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성당다녀요!"  지금이야 안 나가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난 세례를 받았으니까..라고 생각을 하며 어쩔수 없이 대답을 해줬다. 그 후부터는 내 예상과 어긋남없이 얘기들이 흘러 나온다

"개신교하고는 틀리게 천주교는........." 이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하느님의 믿음, 예수님, 천국, 기도 등등...택시안에서라도 잠깐 졸려고 했던 나의 작은 소망이 날아가버렸다 ㅜㅜ

종교란 누구에게나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믿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의사여야 하는 것이다 ..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말할수 없는 노릇이다 (그 종교의 자유도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라는 전제가 붙어야 함이다)

내 주위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기독교를 믿으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택시기사분의 개신교 찬양(?)이 마음에 거슬렸다. 자신만의 생각을 나에게 강요하는것같아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베니스의 상인도 그렇게 내 마음에 살짝 거슬리게 와 닿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 사랑이든 우정이든 시험하지 말아야한다. 시험을 하는 그 순간 견고했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시험을 해야 믿을수 있는것이라면 이미 그것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가 아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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