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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49. '붉은 손가락' 조금 슬프고 씁쓸했던 추리소설

by 카타리나39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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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손가락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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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 들었던 이유는 당연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때문이다. 그의 이름만으로도 아무런 후회없이 내손에 들어왔을 이 책은 거기에 한가지를 더 보태주었다

이보다 더 슬픈 추리소설은 없다 라는 광고문구

내가 광고에 속은게 몇번이나 될까?...일본을 울음바다로 빠지게 했던...이런 비슷한 광고문구를 가지고 나에게 왔던 책이 있었다. 읽고 나서 대체 뭐가? 왜? 라는 의문만을 가득 가지게 했었다. 왜 그들을 울음바다로 빠지게 한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절대 광고에는 속지 말자! 이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광고에 팔랑 팔랑!!! 그렇게 팔랑귀임을 자랑하고 있다 ㅡㅡ;;

(남들이 슬프다는것에서 별로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그래서 남들과 조금은 다른 감정의 소유자인가? 라는 생각을 하곤하지만 이상하게 유난히 일본쪽 소설들에겐 더 심하다. 다 슬프다고 해도 혼자 왜? 라는 의문만을 가지게 된다. 정말 왜일까???)

여튼 나는 어째서 이렇게 제목하고 광고문구에 잘 넘어가는지 알수가 없다. 남들 평가보다도 이런것에 더 쉽게 손을 내민다. 바보인가 ㅜㅜ

그래도 이 책은 저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아니던가! 최소한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꺼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책값이 아까운 정도는 아니다.

 

중년의 가장 아키오는 어느날 아내로부터 긴급한 전화를 받는다. 급히 집으로 돌아와보니 엄청난 일이 벌어져 있었다. 자신들의 집 마당에 죽은 소녀의 시체가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방에 들어가 꼼짝안하며 아무말도 하지 않는 아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녀를 죽인 범인은 자신의 아들 나오미 밖에 없다고 생각되어지고...그때부터 그들의 위험 천만한 행동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인듯 혹은 방관자인듯 서 있는 게임중독 나오미와 치매에 걸린 노모...부부의 위험한 도박속에 침묵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흔히 부모들의 자식사랑은 맹목적인 경우가 많다. 무엇을 해도, 어떠한 경우라도 부모이기에 자식편에 설수 밖에 없다고...

"그게 뭐가 잘못됐어? 나는 언제 어떤 경우에라도 엄마인 나만은 그애편이 되기로 마음먹고 있어" 라고 말하는 아내 야에코에 동조할수 밖에 없는 아키오...그도 어쩔수 없는 부모였다. 그랬다. 그는 부.모 였다.

자신을...세상이 등을 돌려도 자신을 믿어주는 이가 있다는것만큼 든든하고 행복한 일이 있을까? 그런 믿음이 아이들을 크게 키운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참 무서운 말이다. 어떤 경우라도? 맹목적인 사랑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것이 그렇게 사랑하는 자식을 올바른 길로 걸어가지 못하게 하고 옭은것을 옭게 보지 못하는 시야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맹목적인 사랑에 빠져버린 부모는 최후의 최후가 되어서야 깨닫는 경우가 많다.

"어머, 우리애는 절대 그럴애 아니예요!"

어떤 잘못에 앞서서 무조건 자신의 애는 아니라고 우기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정말 몰라서인지 아니면 무조건 감싸는것인지는 알 도리가 없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 아키오는 자신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위해 부모에 대한 사랑은 버린다. 그런걸 보면 뭐 굳이 자식을 그렇게까지 사랑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아무리 자식을 그리 사랑한다고 해도 결국 품안의 자식일뿐인데...

내 자식만은, 내 자식에게만은 관대하기 그지 없는 요즘 시대의 부모들의 조금 과한 모습을 아키오 부부는 보여주고 있었다. 누구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내 자식은 감싸주어야 하는 철없는 아니 생각없는 요즘 젊은 부모들이 있다. 그들의 생각이 커지면 혹 아키오 부부의 모습을 닮아가지 않을까?

자식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한순간 헉! 뭐야...이 사람들...설마.....라는 예상을 가지게 했다. 그 예상이 너무 뻔해서 조금 김이 빠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작가는 또다른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째서 제목이 붉은 손가락인지를....

내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마지막은 사실 이런것이 아니였다. 슬픈 추리소설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에게 슬픈 기분을 느끼게 하려면 이런 마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기에

이보다 더 슬픈 추리소설은 없다...라는 말에 수긍할수 있느냐? 라고 물으면

난 잘 모르겠다. 조금은 슬펐나? 하지만 왠지 슬픔보다는 씁쓸하다. 붉은 손가락은 조금은 슬프고, 그 슬픔보단 더 많이 씁쓸한...그리고 조금은 냉혹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쩌면 지금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너희 앞에 펼쳐질 미래란 이런것이다...라는 듯이...

 

그러나 슬픈 추리소설로써는 어느정도 수긍할수 있다해도 붉은 손가락은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중에서 나에게 가장 별로였던 책이기도 하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그 끝이 맘에 안들어서일까? ㅡㅡ;;

 

* 씁쓸하다달갑지 아니하여 싫거나 언짢은 기분이 조금 나다 라고 사전에 되어 있었다. 가끔 나는 내가 적어놓은 단어가 제대로 맞게 들어간걸까? 하는 의문을 가질때가 있다. 씁쓸하다....이 책을 읽은 내 기분이 이 단어로 정확한걸까....? 흠...단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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