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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43.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를 데리고온 상뻬

by 카타리나39 2010.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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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못타는아이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장 자끄 상뻬 (별천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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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라는 제목에 끌려 작가를 보곤 구매를 해버린 책이다. 악.. 생각해보면 나는 제목에 참 잘도 낚인다 ㅡㅡ;;

하지만 장 자끄 상뻬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으니 이번엔 꼭 제목에만 낚였다고 볼수는 없다. 나에게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데리고 오더니 이번엔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를 데리고 그가 왔다.

나또한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아니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고 생각을 한다. 어렸을적 세발 자전거 이후 중학교때쯤 잠깐 자전거를 배웠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후엔 자전거랑은 인연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자전거에 앉으면 당연히 바로 쓰러질거라고 100% 장담할수 있겠다.

얼마전 1박 2일에서 자전거투어를 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걸 보면 부럽기는 하다

"자전거를 배워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지만.....그건 역시나 생각뿐이다. 까짓 자전거 안배워도 사는데 지장없어. 난 저런곳으로 놀러 안갈꺼야! 그렇게 나를 납득시킨다 ㅋㅋㅋ

따뷔랭이라는 사람이 있다. 자전거점을 하고 있고, 자전거에 대해서는 모르는것이 없다. 그래서 그 마을에선 자전거라는 말대신 따뷔랭이란말을 사용한다.

"따뷔랭타고 산책이나 할까?"

마을 사람들 모두 자전거에 이상이 있으면 따뷔랭을 찾아온다. 그의 손에서 고쳐지지 못하는 자전거는 없다. 하지만 그런 따뷔랭에게 비밀이 있었으니.....그것은.....그것은....

따뷔랭이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라는 것이다.

뭐 사실 놀랄일은 아니다. 자전거점을 한다고 해서 모두 자전거를 잘 타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그런데 놀라운것은 아무도, 그 누구도 따뷔랭이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뷔랭은 세발자전거에서 벗어난 순간부터 자신이 두발 자전거를 탈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때부터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고, 결국 아무도 알지 못했다.

딱 한번 어렵게 자신을 비밀을 털어놓았지만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데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는것,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비밀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아 버린 것이다.(p42) 그후로 그는 비밀을 철저하게 감추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사진사가 꼭 따뷔랭이 자전거를 타는 사진을 찍겠다고 한것...결국 어쩔수 없이 상황에 밀려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오다 다친 그, 그러나 사진이 꽤 잘 찍힌 관계로 일약 스타가 되어버린다.

사실은...사실은...내가...

고백을 하려고해도 기회를 못잡은 따뷔랭. 또한 그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해버리는 사진사...처음엔 화가 나고, 짜증이 나던 따뷔랭은 결국....

"내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이거 참, 우스운 노릇이지요! 내가 할 줄 모르는 것은...."

그도, 사진사도 웃는다.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들은 사진사와 비밀을 비밀로 간직하지 않아도 되는 따뷔랭의 웃음소리...

남에게 어찌보일까 그것이 두려워 거짓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옮아메는 족쇄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따뷔랭을 보면 자신이 하지 못하는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연구에 연구를 하다보니 비록 자전거는 타지 못하지만 자전거에 대해서는 모르는게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것에서 멀리 떨어지려 할텐데 따뷔랭은 특이한 케이스인듯 하다.

하지만 그는 살아오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그래서 마지막 그의 웃음이 편안해 보이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별것 아닌것을 비밀로 간직한체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막상 입밖으로 내뱉으면 별거 아닌것을...

나또한 별거 아닌것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것은 없는지...훔..훔...생각좀 해봐야겠다.

자신이 못하는것을 못한다고 인정하는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일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보자.

사실 따뷔랭의 경우는 자전거를 못탄다는 사실이 그렇게 큰 비밀은 아니였다. 그런데 만약 정말 비밀로 지켜져야 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야 한다. 입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밀은 비밀이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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