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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51. 가든파티, 소녀는 벗어날것인가 머무를것인가

by 카타리나39 201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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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캐서린 맨스필드 (문예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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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인가

음악, 웃음, 춤, 행복, 음식, 경쾌함, 드레스....등등이다. 하지만 넓은 정원에서 열리는 가든 파티라는 것은 드라마나 혹은 영화속에서나 볼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면 이처럼 소설속에서나...적어도 내 주위에선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어찌되었든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행복함이였다. 하지만...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는 서른 셋의 짧은 생을 살다간 영국의 소설가이다. 사실 모르는 소설가다. 내가 알고 있는 소설가의 이름은 한정되어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니 당연히 처음 접해본 그녀의 소설이다. 그런데도 웃긴것은 맨스필드의 가든파티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것이다. 어디서 들은건지 ㅡㅡ;;

지나간 명작(?)들을 읽으면 그 사회를 조금은 엿볼수가 있다. 캐서린이 살았던 그당시의 영국사회는 어떠했을까? 신분의 격차라기보단 산업의 발달로 인해 있는자와 없는자의 구별이 뚜렷해 졌던 시기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있는자는 더 풍족하게, 없는 자는 더 힘겹게.....라는 것은 어느 시대건 마찬가지다.

 

가든파티는 한 소녀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다. 꽤 잘 사는 중산층 가정속의 소녀는 집에서 가든 파티를 하기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천막을 설치하려고 온 남자에게 가슴떨리는 느낌을 받는 감수성 예민한 나이의 소녀이다. 그런데 파티를 바로 앞두고 이웃의 짐마차꾼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그순간 어린 소녀는 그의 가족을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온 파티를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이 슬픔에 잠겼을때 즐거운 음악소리가 그 집에 들리게 하는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라 생각하는 소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린 소녀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는 우리라고...지금까지 애써 준비해 온것을 취소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이다. 그렇게 파티는 예정대로 진행이 된다. 행복한 음악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그렇게 파티가 끝난후 가족들의 얘기속에 다시 등장한 죽은 마부....소녀의 엄마는 남은 음식을 그들에게 보내자고 한다. 어린 소녀는 마음이 좋지가 않지만 역시 엄마의 뜻을 거부하지 못하고 그집을 방문하게 된다.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같은 하늘아래서도 누리는 자와 누리지 못하는 자가 존재함을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그리고..그집을 나선 소녀는 흐느끼며 말한다.

"인생이란게...."

차마 끝맺지 못하는 말....아니 소녀는 아직 정확한 정의를 내릴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게말이야..."

어떻게 알아들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오빠가 대답을 해준다. 그는 어떻게 인생이란것을 받아들인것일까?

 

가든파티는 그렇게 남매의 대화로 끝을 맺는다. 인생이란게.......그렇지 뭐!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세상이란 원래 그렇게 되어 있는거야!

같은 공간속에서 같은 날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파티를 연다. 그 시간동안 누군가는 행복한 춤을 추었을것이고, 누군가는 서러움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소녀의 파티가 무사히 열린것은, 그 파티를 중단하지 않았던 것은 그 마부의 죽음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도 미칠수 없기때문이였다.

사람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행복에 위협을 느끼는지 아닌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뿐이다. 그외는 단지 남의일이니 조금의 관심후에 잊어버린다.

인생이란 그런것이 아닐까? 절대 공평하지 않은 세상속에서 공평하다고 우기고 싶은 인간의 심리가 작용한다. 하지만 태어날때부터 공평하지 않은 삶을 가지고 태어나는것을 어쩌겠는가!

있는자와 없는자...도덕과 예의,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와 양심...자신의 상식과는 다른 면면을 보았던 소녀...화사하고 행복하기만 한 자신의 공간에서 나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조차 가난에 찌들어보이는 다른 공간으로 발을 들여놓을수 있을지는 알수가 없다.

소녀는 분명 그 마부의 죽음전과는 다른 마음을 가질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이 누릴수 있는 혜택을 버리고 그들곁에 섞일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람이란 자신의 풍요를 쉬이 버릴수 있는 존재는 아니기에...하지만 분명 소녀는 변하기는 할것이다.

어리기만 했던 소녀의 시간을 끝났다. 과연 소녀는 여전히 자신의 공간에 머무르게 될까...아니면 그곳을 벗어나게 될까? 그것은 모른다. 마음만은 변했어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것과 같다. 그러나 과연 소녀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것을 떨칠수 있을지는 의문이긴 하다. 아마도...

"아, 인생은 다 그런거지 뭐!!!"

 

* 역시 이런 책은 나하고는 아닌가봐...라고 생각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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