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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53.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진실을 밝혀라

by 카타리나39 201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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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중누군가그녀를죽였다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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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얘기하지만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히가시노 게이고 미워할테닷" 이런 감정을 가졌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마지막 생각치 못한 반전으로 마무리를 짓는것이 포인트라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머리 아프게 범인이 누구인가를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범인이 눈에 들어왔기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추리소설이란 기분을 느꼈던 적은 별로 없었던 듯 하다.

그런데 누군가 그런 생각을 그에게 얘기한듯이 그는 "오호...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란 말이냣! 내가 추리 소설가라는것을 보여주마!" 그리 작정을 하고 이런류의 소설을 선보인 모양이다.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아주 간단한 줄거리에, 등장인물도 몇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목에서 이미 전부를 보여주듯 정말 둘중 한명이 그녀를 죽인것이다. 50% 확률게임이다.

떨어져살던 동생 소노코의 죽음을 발견하게 된 오빠 야스마사는 동생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경찰이 오기전 조심스럽게 타살의 증거가 될만한 것들을 감춰버린다.

세상에는 내 손으로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이건 결코 남의 손에 맡길 일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다 (P91)

증거를 가지고 한발 한발 진실에 다가서는 야스마사, 그리고 동생의 죽음에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인물들이 그의 시야로 들어온다. 그들은 소노코의 절친한 친구 가요코와 소노코의 연인이였던 준이치....

복수를 하고자 하는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지만이 궁금한 야스마사와 그를 막으려는 가가형사. 범인이 누구인가도 중요하지만 왜 그런 범죄가 일어났나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가가형사는 야스마사에 의해 사라져버려 증거조차 없는 상황에서 실마리를 잡고, 추리를 해가며 야스마사와 똑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분명 둘중 한명이 그녀를 죽였다. 누가? 누가? 누가?

여기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친절하지 않다. 아니 친절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화가 나게 했고, 짜증을 불러왔으며,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왜 범인을 알려주지 않느냔 말이닷

진실을 밝히는 것은 이제 당신의 몫이다! 라고? 덴장.........나는 그따위 추리력은 없단 말이다. 그냥 알려줘 알려줘. 그냥 알려달란 말얏! 라고 혼자서 투덜 투덜...

나는 책을 읽을때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편이지 세부적인 사항들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있기에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별로 다를바가 없다. 그러니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내가 범인들이 남긴 단서들을 모두 기억할수 있을리는 만무했다.

가가형사와 야스마사가 서로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힌트들을 모두 알아들었다고 해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일수 있는 것이 이런 추리소설속 속임수 아니던가 ㅡㅡ;;

그녀는 자살은 아니겠고...역시 타살이구나......오호..저 여자가 죽인게야?....아니 남자가 가능성이 더 많은데?....흠...역시 자살인것인지도....헉...자살은 아니구나.....그럼 저여자? 아니 아니 저 남자? 아아아악! 짜증나.........히가시노 게이고 미워! 라고 진행된 나의 감정상태라고나 할까?

여튼 그래, 둘중 누군가는 그녀를 죽였겠지. 책 뒷면에 자리잡은 추리안내서를 보면 누구가인지 대충 짐작할수는 있다. 사실 추리안내서가 없었다면 범인을 짐작하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안내서에서 나오듯 단행본때 있었던 단어하나를 빼버림으로해서 문고본의 난이도는 쑤욱! 올라가버렸다고 했다. 하긴 그게 있었다고해도 나는 그냥 지나쳤을테지만

어찌되었든 나는.......작가가........정확하게 누가 범인이라고 알려주는 것을 바란다. 뭔가 스스로 추리해놓고도 찜찜한 이 기분을 어떻게 떨쳐버려야할까...

'너가 범인인게 맞는거 같긴한데..그러니까..분명 너가 맞는데 말야...'

'아냐 이렇게 해석하면, 끝까지 연기였다면? 그럼 쟤도 가능성이 있는?........'   중얼 중얼...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 라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코난이 필요한 싯점이다 ㅜㅜ

그런데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고해도 왜? 라는 의문이 사라지진 않는다. 왜?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건.....나는 절대 탐정이나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는 될수는 없다는것 ...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엔 연속적인 등장인물을 별로 없는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여러권에 나오는 인물이 가가형사다. 일명 가가형사 시리즈...붉은 손가락, 졸업,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이렇게 네권의 책에 등장한다.

악...미워할테닷...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지만 역시 이 사람의 책엔 알수없는 중독성이..또다시 그의 책을 주문해버린 ㅡㅡ;;  이제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책으로 일주일쯤 달려볼까? 라는 생각을...

*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라고 시작되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란 노래가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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