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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54. 호숫가 살인사건, 시체는 있으나 범인은 없다?

by 카타리나39 201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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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살인사건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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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왠지 제목에 내용과 스포일러를 다 써버린 기분이 든다 ^^;; (읽으실분들은 내용은 가뿐하게 패스해주시는것이...일단 오늘의 리뷰는 내용을 많이 아니 거의 전부 언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ㅋㅋㅋ)

 

호숫가 살인사건, 역시나 추리소설에서 빠질수 없는것이 살인사건이다. 하긴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추리소설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 탐정이 가는곳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는것과 같은 이치일것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유나 혹은 그 사건을 덮으려하는 이유를 뻔히 예상하다 그 뻔한 예상을 뛰어넘은 새로운 계기들을 보게 된다.

 

중학교입시를 위해(우리나라 대입과 비슷해 보인다 ㅡㅡ;;) 방학동안 과외를 받기 위해 아이 4명과 그 부모들 그리고 강사가 한적한 호숫가 별장으로 오게 된다. 아이와 아내만 보내고 조금 늦게 도착한 순스케는 사실 이런 자리가 못마땅하지만 아내 미나코때문에 어쩔수 없이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 입시라는 공통된 이유가 있는 이들과 상관없이 순스케의 부하직원 에리코가 등장한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그녀는 사실 순스케의 불륜 상대였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순스케와 에리코의 불륜을 눈여겨 볼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에리코가 살해당한다. 범인은? 이라고 궁금해할 필요도 없이 미나코는 자신이 죽였음을 시인한다.

헉..벌써 끝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사건이 있고, 범인이 시인을했고, 목격자고 충분히 많다. 그러니 결론은 뻔하지 않은가.....하지만 이 일은 책의 초반에 일어났다. 그러니 끝날리 만무하다. 대체 뭔일이 있을려고...? 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 상황에서 순스케가 선택할수 있는것은 당연히 경찰에 미나코를 자수시키는 것밖에 없었다. 숨길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그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함께간 학부모들이 보여주는 이상스런 행동들... 어째서 그들은? 이런 의심은 그 싯점까지 오면서 묘하게 그들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로 혹시 부부 스와핑? 이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조금은 미나코를 의심하고 있었던 순스케는 흔들리는 감정속에서도 그들의 제안에 따르기로 한다. 본인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였다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알수없는 느낌들, 혼란스런 마음, 뭔가 묘하게 어긋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사건의 정황을 다시 생각하는 순스케

그들이 모인 목적은 아이들의 입시때문이다. 아무리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해도 입시라는 주제를 던져놓고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엑스트라 취급을 받는다 했다. 그래도 살인사건이니 아이들은 제외인가 할때쯤 그 중심에 아이들이 서게 된다. 치정살인사건이라 생각했던 것이 부부 스와핑을 의심케 하더니 느닷없이 아이들의 등장이다. 역시 생각지 않게 진행되는 스토리다.

과연 순스케의 선택은 무엇일까? 책을 읽는 사람은 순스케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일수도 아니면 아닐수도 있다. 그때의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장담할수 없는 일일것이다.

이 소설은 결국 지나친 부모의 교육열이 불러온 최악의 불행한 사태를 보여줬다. 그 안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한 명분으로 뭉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진실을 덮으려한다. 분명 추리소설이지만 탐정이 등장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형사가 등장해 범인을 잡아내지도 않는다. 그저 사건이 있고, 진실이 있고, 결과만 있을 뿐이다. (아, 근데 범인은 누구였지?)

하지만 그 흔들리는 감정속에서, 언제 끊어질지 모를 관계속에서 비밀은 영원히 유지될수 있을까?

결국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소설에서 또다시 결론을 독자에게 넘긴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소설들은 약간 그런 경향들이 강하지만 말이다. 범인을 독자에게 맞춰라! 이런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마지막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는것은 확실하다. 한번쯤 더 생각하게 만들곤 한다.

그의 소설은 언제나 일본의 사회상이, 그안에 숨겨져 있는 문제점이 반영된다고 한다. 입시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들에 대한 일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속에서 너무나 지나친 교육열은 어쩌면 이런 뉴스를 조만간 우리에게 전해줄런지도 모르겠다.

 

*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란것은 없다는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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