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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56. 한글날 다시보는 '국어 천년의 실패와 성공'

by 카타리나39 201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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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천년의실패와성공
카테고리 인문 > 언어학 > 국어학 > 국어이야기
지은이 남영신 (한마당,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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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를 가보면 비문이나 혹은 안내문을 먼저 들여다보곤 한다. 하지만 몇줄 읽다가 포기하는 것이 다반사다. 왜? 심하게 많은 한문때문이었다. 정말 왜 그렇게 한문을 써넣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한한글옆에 한문으로 쓰여있는것조차 나는 읽기를 싫어한다. 이상하게 그 한문을 읽어내야 할거같은 기분이 들면서 머리가 지끈 지끈...이건 내가 한문을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싫다..한문은..흑흑..하지만 한문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가고 있는 중이다.

이책은 그런면에서 좀 어렵다. 아니 많이 어렵다 ㅠ.ㅡ

초반부터 시작된 가림다와 한자...그리고 나오는 입겻자와 이두, 향찰....등등 단어는 대충 들어봤지만 내용은 자세히 혹은 전혀 몰랐던 말들이 마구 나온다. 거기다가 옛 시들을 인용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이곳에서도 내가 싫어하는 한문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이 함께 있다고 해도...

널리 모든 백성이 사용하길 바라며 고심끝에 만들어낸 한글이 정착되고 사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당시 문자를 사용했던 지식인들이 한문에 길들여져있어 상대적으로 한글은 너무 단순해보였고, 너무 쉽게 누구나 쓸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국 한글의 보급은 더 어려워졌다.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외면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 백성들조차 모두가 옳다! 하고 한글배우기에 열심이였던것은 아니다. 어렵던 시절 먹고 살기 힘들었던 백성들에게 글은 사치였을것이다. 배움보다 더 시급한 것이 먹고 사는것임을 부인할수는 없다.

"무엇보다 백성이 먹을거 걱정없이 살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나라를 강하게, 남들보다 더 강한 나라로 만드는것보다 더 중요한것이 백성이 굶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을 떠올려본다.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것은 당장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끼니일것이다.

그렇게 지식인은 지식인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또 그 사람 나름으로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었던 시대였다라고 생각이 든다.

처음 만들어진것이 만들어진 순간부터 완벽할수는 없다. 무엇이든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일 것이다.

한글의 체계또한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어설픈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라말이 없어 백성들을 위해 고심해서 세종대왕이 만들어낸 한글을 갈고 닦아 더 발전시켜야 할 후손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완벽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지식인들은 한글을 버리고 한자를 취하여 역사를 퇴보시켰다는 작가의 말은 지식인뿐 아니라 현대를 살고있는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해야할 일이다.

황진이 시 중에 청산리 벽계수야 쉬이 감을 자랑마라....뭐 이런식으로 시작되는 시가 있다. 나도 국어시간에 들어본 시다...물론 외우지는 못한다. 그 시를 한글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고 한다.

푸른산 속의 맑은 시냇물아 쉬이 감을 자랑마라

한번 넓은바다에 다다르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밝은달이 빈산에 가득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청산리 벽계수야라고 시작한것과 상당히 느낌이 달리진듯한 기분이 들었다...왠지 더 정감어리게 들리는것은 역시 내가 한글을 사용하기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10월 9일 한글날이다. 공휴일이였던 한글날이 어느 순간 바뀌면서 이상하게 한글날에 대해서도 깜빡 깜빡 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뉴스를 보지 않는다면 그냥 스쳐가는 많은 날들중에 하루일뿐으로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이상하게 한글이 파괴되어 간다고 말한다. 하긴 이모티콘 남발한 글도 책으로 나오는 세상이니 할말은 없지만...모두가 세계화 세계화 하다보니 웬만한 기업은 대부분 영어이름을 쓰거나 로고는 당연히 영어가 많다....한글이 외면받고 있다 자기 나라에서조차...

자신의 나라말이란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모든것의 근본이 그것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외국어 공부에 대한 중요성이 아무리 크다해도 국어를 외면하면서 그 위에 외국어를 올릴수는 없는 것이다. 무엇이 우선시되어야 하는지를 잊지 말아야한다.

물론 나도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다. 그래서 한글이 세계 공통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ㅋㅋㅋ 그러면 따로 공부할 필요도 없는데...

...나라를 더 강하게 키워보자! 그럼 언젠가는 그리 될지 누가 알겠는가....하지만 무엇보다 한글학자들은 한글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그들만의 노력이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다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더불어 한글날을 공휴일로... ^-^

 

* 읽은지 좀 된 책이라 내용이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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