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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65. 얼굴에 흩날리는 비, 새로운 탐정의 탄생

by 카타리나39 201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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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흩날리는비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기리노 나쓰오 (비채,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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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주로 구매하는 인터넷 서점을 들어갈때마다 이상하게 메인 화면에 이 책이 보였다.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기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했지만 들어갈때마다 보이니 자연스럽게 유심히 보게 되었다.

표지를 보면 까만 바탕에 한 여자의 얼굴이 보이고 푸른꽃이 있다. 여자가 누워있는 아랫부분이 물일꺼란 생각을 했던것은 왜일까...푸른꽃이 떠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혹은 이와 비슷한 이미지 사진을 내가 봤던 까닭인지는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외로움, 고독, 쓸쓸함이 느껴지는 표지이미지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결국 다른 책을 구입하면서 함께 주문을 해버렸다. 그래놓고 쉬이 손에 들지 않았던 까닭은 책이 두꺼워서였나? 요즘들어 이상하게 두꺼운 책을 읽기가 싫어지고 있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가장 깊이 있고 잔혹한 시선! 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이 된 위대한 작품을 만나다! 라고 표지에 소개되어 있다.

사전엔 하드보일드란 본래 '단단하게 삶은 계란'이라는 뜻을 지닌다. 하드보일드의 효시는 헤밍웨이의 간결하고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에서 찾을 수 있으며, 더쉴 해미트나 레이몬드 챈들러의 추리 소설이 하드보일드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사립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범인과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럼 이 책은 하드보일드의 예에 충실했을까???

흰 가운의 손이 불쑥 나와 커다란 고기 써는 칼 같은 것으로 눈꺼플을 도려냈다....(그후의 문장들은 상상에 맡기겠다).......(p165)  웩!!! 순간적으로 책장을 덮어버릴 정도의 울렁거림이 찾아 들었다. 왜 이 책을 샀을까? 하는 후회가 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실 남들에겐 별거 아니지만 나에겐 이런건 최악이다. 뭐 간혹은 이보다 더 심해도 아무렇지 않을때도 있지만...)

.....몇장면 되지도 않는 이런류의 문장이 떠올라 책장의 표면에 있는 그림과는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상하게 이런 글들은 쓸데없이 잔상이 오래도록 머리에 남아있는다. 그리고 문득 문득 어느 순간에 떠올라 내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한다

그런 관계로 일단 그런 장면들은 대충 읽어버리고, 이상한 시체 수집가들 얘기도 살짝 무시하면서 글을 읽어도 이 책이 어째서 하드 보일드라는 장르라고 소개되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범인과 숨막히는 추격전?은 별로 없다. 이건 이 글의 특성상 어쩔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범인과 추격적을 벌일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가장 깊이 있고 잔혹한 시선...과연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무엇앞에서 가장 추악해질수 있는것일까...?

 

이 책은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에게 에도가와 란포상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니 작품상으론 꽤 괜찮은 소설임에 확실하리라 생각한다.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은 미로라는 여탐정이고 이 책이 탐정의 시작을 알리는 첫발이다. 그러니까 난 탐정의 탄생순간을 함께 한 것이다 ^^

 

갑자기 1억엔의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린 친구, 그 친구와 공모해서 돈을 숨긴거 아니냐는 의심을 폭력단에게 받게되면서 그 친구의 애인이였던 남자와 함께 친구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 사실 긴박하지도 않고, 그닥 반전이 강하지도 않는 그냥 그런 흐름을 보인다. 마지막까지 감추어진 범인을 이미 중반에 예측해버렸고 그에 딱 맞아떨어지게 흘러가서 더 허탈했던 것일까?

사실 살짝 지루한감도 있어 그만 읽을까하는 유혹을 느꼈었다. 대체 왜 지루하지?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대체적으로 지금까지 탐정소설은 지루하지 않았던 기억이다. 소설에 나오는 탐정에게 기대하고 있는것은 무엇이였을까? 남보다 뛰어난 추리력, 행동력, 과감성, 지혜...등등이라고 할수 있다. 명탐정 코난을 봐도 그 어린 코난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미로에게선 어떤것도 느낄수 없었다. 그저 힘에 끌려다니는 나약한 여성의 모습만 보일뿐 ... 간혹 자신이 하고픈 말을 하는 모습이 보여지긴 하지만 탐정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정도로 약한 모습이란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탐정은 강해야 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악...이건 탐정이 아냐. 그냥 일반인이잖아..라고 투덜거리다 생각해보니 미로는 적어도 이 책에선 그냥 일반인이였을뿐이였다. 아마 그래서 내가 실망한것인지도 모른다. 탐정에게 가지고 있는, 기대하고 있는 나의 마음을 충족시켜주지 못해서...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기대치가 있었기때문일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저 상황에 처한다면 미로같은 나름 용감한 행동을 할수 있을까? 어딘가로 도망가거나 숨어버리거나 혹은 그냥 울어버리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탐정의 기질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진실을 찾아갈수 있었겠지...

이 소설을 계기로 새로운 탐정 미로가 탄생했다. 미로가 탐정일을 하면서 힘에서 밀리는 범죄자들과 싸움이 일어났을경우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궁금증은 있지만 아직 나는 여탐정에게 빠져들고 싶은 마음은....ㅎㅎㅎ

 

*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듯한데...한권을 읽었을뿐인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여탐정에게 관심을 갖고 다른 책을 읽게되면 그 매력을 알게 될까?

 

** 에도가와 란포 상은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서 탐정소설을 장려하기위해 만든 문학상이다. 통칭 란포상이고, 추리작가의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기부를 기금으로 하고 있고 수상작은 고단샤문고에서 출판된다. 1992년 제38회부터는 후지TV가 후원을 시작하여, 수상작은 후지TV에서 단막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 이상은 위키백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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