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살아보자

by 카타리나39 2011. 1. 5.
반응형

2011년이 시작한것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내 마음은 이렇게 조급한 것인지 모르겠다. 뭔가를 시작해야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것이 날 지배하고 있는 모양이다.

2010년을 그렇게 흘려보냈다.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면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그 긴 시간동안 마음은 참 많이도 급했는대, 그래서 여러가지 일들을 뒤적였던거같은데 막상 지나고나면 마음만이 성급하게 시간을 재촉하고 있었던것이다.

빨리 빨리!! 라는 단어가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나...천천히 천천히...라는 말이 답답하다는 말과 동의어처럼 생각되어지는 현상까지 나와버린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조급한 것일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부터 학원에 보내기 시작하는 엄마들의 급한 마음은 경쟁사회에 내 아이가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이런 급한 마음도 현재를 살아가면서 남보다 뒤떨어질까봐 겁이나기때문일까? 하긴...

앞서서 나가지는 못해도 뒤쳐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지도 모른다. 문득 문득 누군가와 나를 비교할수 밖에 없고, 그럴때마다 나는 뭘하고 있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어 나 자신을 재촉하게 하곤 한다. 하지만 그만큼 행동은 따르지 않으니 어쩌면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일지로 모르겠다.

이미 생각은 100미터 앞을 달리고 있는데 내 몸은 출발선에서 준비운동만을 하고 있으니 행동과 생각의 부조화가 일어날수 밖에 없을것이다.

문득 생각한다. 나는 어째서 항상 이렇게 급하게 생각을 하게 되는것인지...

작년 가을의 어느날...나는 매일 오가던 길에서 이미 다 잎이 지고 감이 몇개만 남아있는 감나무를 목격했던 적이 있다. 매일 그 길을 지나다니면서도 나는 나뭇잎이 무성해질때도, 감이 주렁 주렁달릴때도 아무런 생각없이 바쁜 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가을은 성큼 나를 지나쳐 뒷꽁지를 보이고 있었고 그렇게 감나무엔 까치밥만이 남아있었다.

뭐가 급해서 이런 풍경들조차 내 눈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일까...정말 그때까지 생각도 못하고 지나쳤었다. 그래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갖자!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후로 나는 또 바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2010년을 마무리했다. 사실 난 몸보다 마음이 바빴다. 괜히 하는일도 없이 ㅜㅜ

솔직히 말해 나는 몸의 여유를 갖는것보다 마음에 여유를 갖기가 더 어렵다. 특히나 연초가 되면 더욱 그렇다. 1년동안에 하고 싶은일이 한꺼번에 떠오르고 그것을 또 한꺼번에 시작해야할거같은 기분이 든다. 시작하면서부터 조바심이 드는 것이다.

올해는 좀 여유롭게...마음을 편하게...라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 쉬운일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꽤 오래전에 읽었던 이 책이 떠올렸다.

마음의속도를늦추어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 명상에세이 > 명상에세이
지은이 에크낫 이스워런 (바움, 2004년)
상세보기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제목과 책의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었지만 내용은 그당시 내 마음에 깊이 인식되지 않았던 책이다. 그저 다 아는 내용이네 뭐! 라면서 쓰윽 한번 훑어보고 덮어버렸던 책이였었다. 그런데 문득 올해를 계획하면서 이 책이 떠올랐다. (사실 이넘의 계획도 난 마음으로만 해서 문제다. 실천이 없어 ㅜㅜ)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시간에 쫓기는 삶 / 늦추기 / 한 번에 한 가지만 / 균형 찾기 / 자유 속에 살기 / 관계를 위한 시간 / 이미지를 높여라 / 고요한 중심

이렇게 여덟개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후에 - 효율적인 삶을 위한 8단계 프로그램이 뒤따라 나오는 책이다. 대충 제목만 봐도 책의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조금은 천천히...느긋하게...하지만 느긋함과 나태함을 혼동하지 않도록하라고...아침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던때가 있었다. 사람에따라 분명 다르겠지만 조금더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더 많은것을 얻을수 있는것은 맞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아침일찍 일어나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조금 더 빨리 시작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잠시 잠깐 자신만의 명상의 시간을 가져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갖으라고 하는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빠름을 추구하고 그에 길들여지게 되어 있다. 이미 익숙해져버린것을 다시 돌리기란 어려운것이 사실이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속 사람들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것은 그들의 마음속 시간이 여유롭기때문일 것이다.

다시 한번 책을 들여다보며 올해는 내 마음의 속도를 조금씩 늦춰 마음만은 여유로운 한해가 되도록 노력을 해봐야겠다.


삶에 대한 현대인의 태도에서 잘못된 것들 가운데 하나는 모든 것이 정확히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풀릴 때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사실, 나는 삶이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때때로 삶에서 최상의 것들은 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았던 것일 수 있으며, 불유쾌한 경험들은 우리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나는 컴퓨터나 그밖의 현대적 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비심, 친절, 호의, 용서 등이야말로 진정한 생활필수품이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인간 존재로 사는 데 필수적인 것은 이런 미덕들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야말로 우리 시대가 크게 뒤쳐져 있는 부분입니다                                           [책의 본문중에서....]

 

* 그런데 이런종류의 책들을 읽고나면 언제나 드는 생각 "나도 알고 있거든요! 실천을 못할뿐이지만..!" ...이책도 사실 그런생각을 하게 한 책이기도했다. 그..그래도 제발 올해는 아는내에서는 실천좀 하고 살자!!!  ㅠ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