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접한 글에서 퍼펙트 데이즈란 영화를 알게 되었다.
영화 페펙트 데이즈는 올림픽을 앞두고 시부야 공중화장실 개선 프로젝트 홍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배경은 화장실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도 간단하다.
도쿄 시부야 공중 화장실을 청소하는 히라야마의 반복되는 일상. 매일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차를 타고 좋아하는 올드팝 테이프를 들으며 일할 장소에 도착해서 청소를 하고 점심을 먹으며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하늘을 찍고 일을 끝나면 목욕을 하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 하고 헌책방에서 책을 사서 집에 와서 읽는다. 그렇게 단조롭게 반복되는 그의 일상에 잠시 찾아온 일탈은 어느날 갑자기 그만둔 동료와 역시나 연락없이 갑자기 찾아온 조카다. 하지만 그도 그러헥 오래 가지는 않고 또다시 히라야마는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주인공 히라야마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고 10분이상 주인공의 대사는 없다.
작은 일상에서의 행복?
소소함에서 찾은 행복?
모르겠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것이 무엇인지.
남에겐 하잘것 없어 보여도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히라야마는 그냥 우리 직장인들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나 그렇게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부여잡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또 여전히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는것이 아니겠는가. 다만, 영화속 히라야마는 그 직장이 화장실일뿐이것이고.
다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화장실들이 하나같이 시선을 끈다는것이다. 당연히 시작이 화장실 프로젝트였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모두가 같은 모습의 화장실뿐인데 저렇게 다향한 건축물의 화장실이 있어도 나쁘지 않을듯 하다. 아니 좋은거 같다.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히라야마의 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출해서 자신을 찾아온 조카를 찾기 위해 온 동생과의 대화에서 히라야마에게 특별한(?) 과거가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거로부터 도망쳐온 것이 화장실 청소였던 모양이다. 지금도 돌아갈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히라야마인가보다.
만약 그의 과거 직업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었다면 우리가 느끼는 이 영화의 감상은 많이 달라졌을것이다. 화려한 과거와 그 속에서의 실패 혹은 아픔으로 인해 도망쳐와 현실의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그런 뻔한 얘기가 되었을테니 말이다. 그것은 정말 현실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배신같은 감정을 가지게 하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히라야마의 과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고 영화는 끝난다.
내가 매일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또 그 안에서 소소한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려고 하는 소시민이다보니 이 영화에 특별히 뭔가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그냥 이런식으로도 영화를 만들수 있구나하는 감정뿐이다. 뭐 내 감정이 너무나도 메말라서 혹은 영화의 깊은 내용을 볼줄 몰라서라고 해도 할말은 없다. 사실이 그럴수도 있으니까. 뭐 굳이 현실도 아닌 영화에서까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처럼 이 영화를 봤다고해서 저 화장실들을 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영화도 있다는걸 알았다는건 나쁘지 않다. 다양한 영화들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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