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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2024.2025

회사는 장기근속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by 카타리나39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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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직장이 당연시 되던 때에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우대또한 당연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평생직장이라는 것이 사라져버린 지금, 장기근속자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리진거 같다.

"10년 이상을 이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어떻게 회사가 이럴수 있는걸까요?"

오랜 시간을 일해왔던 회사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에 그 감정이 배가 된다. 기분좋게 퇴사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정말 회사가 나를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지."

열심히 일했고, 업무 성과도 내고 있었고, 회사 매출에도 기여를 하고 있었음에도 업무 변경이나 부서의 이동에 있어 자신의 의사는 1도 반영하지 않는 행태를 보면서 그저 자신을 하나의 부속품쯤으로 생각하는것이구나를 느꼈다는 친구의 말에 나는 '원래 회사라는게 다 그래'라고 대답을 해줬지만 생각이 복잡해 지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요즘 내 기분이 그렇고, 회사의 분위기가 그렇기에 아마 더 마음이 심난한것인지도 모르겠다.

회사는 장기근속자를 고마워할까? 

나는 그래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공짜로 일해준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한 회사에 머물며 일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다.

"장기 근속자? 회사 입장에선 다른곳에는 갈수 없는 사람으로 볼수도 있지."

아?

아!

뭔가 충격이다.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는건가? 정말 그런건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이직을 쉽게 한다. 회사에 들어와서 2년정도를 다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을 꽤 볼 수 있다. 가르쳐서 일할만 하면 옮겨간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매번 새로 가르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하지 않은 직원이 10년이 되고 15년이 되면 회사에선 급여만 많이 나가고 하는 일은 같다라는 생각을 하는거 같다.

그렇다면 한 20년 이상 다닌 사람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생각해보니 예전 우리 회장님께서도 그런 말을 한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니들이 여기 아니면 갈곳이 있냐?"

하, 그렇구나. 그 오래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셨구나.

생각해 볼것도 없이 맞다. 맞는 말이다. 대기업이 아닌 우리처럼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경우는 특히나 그렇다. 내 능력이 뛰어났다면 대기업을 갔겠지. 능력이 좋았다면 중간에라도 더 높은 곳으로 이직을 해서 갔겠지. 내 능력이 안되니 이런 곳에서 일하는거겠지. 그러니 중소기업에서 20년 이상을 다니다 나이가 40이 넘어가면 여기가 아니면 안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자신의 직원들이 일하는걸 당연히 여기지 않는 회사는 또 얼마나 될까? 대기업은 연봉으로 모든것을 충족시켜 준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것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직원에 대한 고마움도 없다면 문제가 심각한게 아닐까 싶다.

중소기업은 매번 인력난을 겪는다는 말을 한다. 사람이 없다고, 일거리는 있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고. 그렇게 하소연을 하며 결국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사람이 없나? 중소기업에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분명 연봉탓도 있지만 그외의 복지등도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이 직원들을 회사의 부속품 취급하는거나 중소기업이 부속품 취급하는거나 다를건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은 연봉으로 그걸 상쇄시킬수 있는것이다. 하지만 연봉으로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사람 귀한줄 조차 모른다고 생각해 봐라. 인력난이 과연 사라질수나 있을까. 그런 사실을 대표자들은 알고 있을까?

일부 중소기업 대표들은 젊은 사람들이 배가 불러서 그렇다는 말도 한다. 회사의 목적이 경제적 이익이라면 직원의 목적도 경제적 여유가 목적이다. 경제적 여유를 지켜주지 못하면서 인간적인 대우도 해주지 않으면 과연 어떤 사람이 중소기업에 취업을 희망할수 있겠는가. 왜 젋은 사람들이 뻔히 연봉을 알고 입사했다가도 1-2년만에 퇴직을 하는지 고민을 해보지도 않는다. 그저 젊은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서라고 생각해 버린다.

젊은 사람들에겐 연봉을 맞춰주지 못하고, 기껏 남아서 오랜시간 일했던 장기근속자의 대우따윈 날아가버린 모습이 지금의 중소기업은 모습이라면 앞으로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거 같다. 

 

이것은 어쩌면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장기근속자의 의미없는 하소연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중소기업이 이렇지는 않을테고, 모든 중소기업의 대표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것이다. 그랬다면 이미 중소기업은 사라졌을테니까. 다만, 그렇지 못한 이런 중소기업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거 같다. 예전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거 같다. 그게 슬픈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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