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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2058 제너시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by 카타리나39 201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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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제너시스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버나드 베켓 (내인생의책,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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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베켓이란 낯선 작가의 소설이다. 책소개에 한권으로 떠나는 과학철학 오디세이라고 되어있다. 내가 별로 관심있어하지 않는 철학이 들어가 있는 책이라는 말? 순간 좀 멈칫했던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손에 들었으니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199페이지로 끝나는 짧은 소설이다.

소설은 아낙시맨더가 공화국의 학술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면접시험을 통해 공화국의 건설과 공화국 건설의 계기가 된 아담의 삶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원유의 고갈과 신앙의 붕괴속에 미신이 넘쳐나자 플라톤은 외딴 섬에 해양 방벽을 쌓고 외부세계와는 철저히 격리된 공화국을 건설한다. 이 공화국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유전자의 우수성을 따져 신분과 계급을 결정하고 철저히 그에 따른 생활을 이어가도록 한다.

공화국 주민은 국가를 통해서만 능력을 최고조로 발현할 수 있다. 주민이 곧 국가이며, 국가가 주민이기 때문이다 (p 69) 개인의 감정을 철저히 차단하면 그 안에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생길거라고 생각했던 그들이다. 그런 철저히 통제된 사회에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한다.

최고의 철학자 계급으로 분류되었으나 어린 시절의 호기심으로 군인계급으로 강등당한 아담이 외부세계로 부터 흘러들어온 이브라는 소녀를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피신시켜 주다 발각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지배권을 재확립하려고 공개재판을 열지만 지배층인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아담에게 동정여론이 일면서 아담은 사형을 면하게된다.

결국 철학자 윌리엄에 의해 개발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오랑우탕을 닮은 로봇 아트와 함께 연구소에서 생활하게 함으로써 그 죄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아담을 위한것이 아닌 아트의 성장을 위한 일이였다.

"당신한테는 있고, 저한테는 없는게 뭡니까?"  아트를 단순한 고철덩어리로 취급하려는 아담과 자신이 인간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아트 사이에서 끝임없는 토론과 논쟁이 펼쳐진다. 논쟁을 하면서부터 이미 아담은 아트를 단순한 고철덩어리로 생각하지는 못했음을 알수 있다.

"배에 탄 여자애를 보았을때, 난 절망이상의 무엇을 본거야. 그것뿐이였다면 그 소녀를 죽였겠지. 난 절망에 빠진 다른 생명체를 죽여봤어. 그러나 나는 또 동시에 하나의 길을 보았어. 거대한 위험속에서도 길을 나서기로 했던 오래전의 결정. 그 모든것을 걸고서라도 더 좋은 삶을 살려는 열망을 봤어. 그런 것들이 만들어낸 낯선 감정을 본거지...(중간 생략)...소녀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을 봐 버렸던거야........나는 욕망을 봤고, 선택들을 본 거지. 하지만 네 눈에서는 그런 것들을 본적이 없어" (p 166)

그 순간 아담이 이브에게서 본것은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난 자연스런 선택에 따른 욕망과 자유였을것이다.  철저히 프로그래밍된 아트에게서는 볼수없는...혹은 지금껏 자신에게서도 볼수없었던..

아낙시맨더또한 자신이 준비한 아담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면서 혼돈속에 빠져든다. 지금껏 아담의 변화에만 촛점을 맞췄던 아낙시에게 차츰 아트의 변화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내부에서도 뭔가가 변하고 있다는것을 느낀다.

아담과 아트는 공모하여 탈출을 하지만 아트는 아담을 배신하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기에 이른다. 널리 자신과 같은 많은 아트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배신당한 아담은 아트에 의해 죽기를 소원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일수 없게 프로그래밍된 아트의 손에 죽어가는 아담의 눈은 고통이 아니라 열망이 들어차 있는 승리자의 표정이였다.

아트의 프로그램에 녹아 퍼져나간것은 이상을 꿈꾸는 아담의 정신이였다. 위원회에서 학술원이란 이름으로 이름을 바꾼 권력자들은 이상을 꿈꾸는 이들을 찾고 있다. 이상이 퍼져나가지 못하도록...그들이 공화국에 얼마나 위험요소가 될지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렇게 학술원의 시험에서 아낙시맨더는 자신도 아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상을 꿈꾸는 자라는것을 알아버린다.

변화가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고, 두려움이 파멸을 앞당겼다....변화를 저지하는 것이 곧 파멸을 막는 일이다(p151) 그렇게 공화국의 학술원은 자신들의 파멸을 막기 위해 변화를 꿈꾸는 이상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들을 언제나 해왔고 그 결과 공화국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것이다.

 

마지막까지 아담과 아트가 끝임없이 토론을 벌였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것은 무엇일까?

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이것일까? 하지만 동물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것또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편견일뿐이지않을까?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쉽게 어느것이다라고 정의내릴수 있는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트와 아담의 대화를 듣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도 지적수준이 높았던 아트의 얘기에 소모적인 반박을 할수밖에 없었던 아담은 그래도 인간은 동물이나 로봇과는 다른 존재라고 끝까지 외치고 있었다.

 

아낙시맨더가 지금까지 알고있던 모든 사실이 100% 진실이 아니였음이 밝혀졌을때쯤 마지막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찾아왔다. 이런 결말이 있을줄이야... ㅡㅡ;;

꼭 이럴 필요는 없어요.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라고 했던 아낙시맨더의 말은 공허한 울림이 되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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