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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아, 호동왕자 그대는 권력에 눈먼자인가

by 카타리나39 201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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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동왕자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강숙인 (푸른책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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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로맨스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간혹은 정말 슬픈 소설을 읽고 싶을때도 있다. 간혹은 역사속 슬픈 사랑의 주인공들 얘기를 찾아보기도 한다. 나름 검색신공을 발휘해도 내 취향에 맞는 그런 슬픈 사랑의 주인공들은 별로 없긴 하다.

슬픈 역사적 주인공들하면 간혹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얘기해주시는분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얘기는 어디까지 진실이라 할수 있을까? 솔직히 자명고라는 북의 존재여부부터가 진실성이 결여된 듯한 기분이 든다. 스스로 울리는 북이라니...

다른 설에 의하면 자명고는 북이 아니라..자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능한 신녀라는 말도 있다. 이것이 더 사실처럼 느껴지지만 그렇게되면 낙랑은 사람을 죽인것이 되는?

어찌되었는 낙랑은 호동의 부탁(?)을 받고 자명고를 찢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낙랑의 사망후 조금의 시간이 흘러 호동은 자결을 한다.

자결한 호동에 대해서는 두가지 정도의 해석이 나오고 있는듯하다.

첫째는 낙랑공주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깨달아서...

둘째는 태자경합에 의한 누명때문에...

 

그당시 고구려는 언제나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건국 초기였던만큼 각 개인들도 자신의 행복보다는 나라의 안정을 위하는 쪽으로 더 많은 힘을 쏟았던 시기였다고 한다. 이도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나라가 전쟁의 위험때문에 불안해서야 각 개인이 행복이 있을수 없을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는지도 모른다. 일반 백성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하니 왕자인 호동은 아마 더했을것이다. 큰아들이지만 정비 소생이 아닌 호동에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필요했고 그걸 낙랑을 정복하는것으로 보여주어야만 했다.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 노력했던 호동인지라 낙랑공주에 대한 사랑때문에 자결을 했다는 말은 쉬이 믿어지지 않고, 태자경합에 뒤쳐진 것과 억울한 누명 그리고 자신의 커다란 꿈을 버릴수 밖에 없는 좌절감때문이라는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지도 모른다.

그럼 호동왕자는 과연 낙랑을 조금은 사랑하긴했을까? 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 사랑을 했다기보다는 이용을 한것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것은 왜일까...(나 이렇게 부정적이 인간이였던게야? ㅡㅡ;;)

그에게 작은 약소국 낙랑은 그저 정복해야하는 나라였을뿐이고, 조금이라도 태자경합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했던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 그가 과연 낙랑을 사랑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낙랑에게 자명고를 찢는 일을 시키긴 어려웠을것이다.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자명고를 찢으시요. 그러면 당신을 아내로 맞아 고구려로 데려 가겠소. 그렇지 못할경우 그대를 맞아들일수가 없소'

이 말을 보면 호동이 낙랑을 사랑했다 느낄수가 없다. 사랑하는 이에게 가족을, 백성을 배신하라 시킬수 있는것을 사랑이라 할수는 없어보인다. 아니 조건을 내거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란 이름을 붙이기엔 무리가 아닌가 싶다. 호동에게 있어 낙랑은 자신의 조국 혹은 권력에 대한 욕심과 바꿀수 있는 존재는 되지 않았다. 아니 그녀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조차 없지 않았나 모르겠다.

그와 반대로 낙랑공주는 나라보단 사랑을 택했다. 모든것을 버리고 오로지 한 남자를 바라보며 모든것을 버렸다. 여자로써 옳은 선택이었는가는 단정지어 말할수 없다. 하지만 한 나라의 공주로써의 선택은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 나라의 백성이 얼만큼 희생될지 뻔한 일이었고, 정복된 나라의 백성이 겪는 고초또한 당연히 알고있었을것이다.

혹은 낙랑도 작은 나라의 부귀영화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큰 나라의 왕자비가 되고픈 욕심이 있었던 것일까? 하는 의심도 가지게 된다.

 

그 사람들이 살아 얘기를 해주지 않는 이상 진실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수 없을것이다. 사랑이 먼저냐...나라가 먼저냐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다. 호동은 나라를 선택했고, 낙랑은 사랑을 선택했다 말한다하면...과연 공주인 낙랑의 선택은 옳았다 말할수 있을까?

 

* 지나간 이뤄지지 않은 사랑얘기는 언제나 가슴아픈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어째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얘기는 처음 들었을때부터 그닥 슬프다는 느낌을 가지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비극적인 죽음이 사랑을 이루기위해서가 아니라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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