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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하루키의 국경의남쪽 태양의서쪽

by 카타리나39 2011.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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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남쪽태양의서쪽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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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과거가 아름다운건 그것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기때문이다. 그런 추억속의 첫사랑은 그래서 더 아련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기억되어진다. 그런 첫사랑이 눈앞에 나타났다. 남자는 흔들리고 결국 아이들과 아내를 버리고 첫사랑을 선택하기로 한다.

사실 이 소설의 주요 줄거리는 이것이다. 아무리 그 과정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고, 그 첫사랑에 대한 남자의 마음이 절절하게 눈앞에 나타난다고해도 비록 그녀가 항상 뭔가 허전함을 느끼며 고독하게 살았던 그를 채워준 유일한 존재라고해도 결국 가정을 버리려는 한 남자의 고뇌일뿐이다. 하지만 첫사랑의 여자가 떠나고 남자는 아내곁에 남아있는다.

자신이 선택한것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이런 남자... 뭐 이런놈이 다있냐? 라는 생각을 했다. 평생 함께 살아도 온전히 남편의 마음을 차지할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저 가정을 지키며 그의 곁에 있기를 선택한 여자..그녀의 선택이 평온한 삶을 파괴하기 싫은 보호본능일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그녀의 모습이 슬퍼보인다.

남자는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것에 늘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다. 현재를 사랑하지만 언제나 과거가 그리운 것이다. "그때 만약..." "그때 만약 그런 선택을 했더라면..."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한다. 그때만약 그런 선택을 했더라도 그의 마음의 허전함이 100% 사라지고 없었을거란 보장은 누구도 할수없다.

삶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한다. 그때 만약...그때 만약....그때 만약.....이미 지나버렸기에 할수 있는 말...그러나 되돌릴수 없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더 안타까운 말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그때 만약......그랬더라면......지금의 나는 조금더 달라져있지 않을까? 하고..그래서인지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미래보단 과거를 가고 싶을런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나를 바꿀수 있는 과거로...

 

아무것도 묻지말고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하며 사라져간 그녀를 가슴에 품은 남자는 자신옆에 여전히 남아있는 아내의 존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삶을 살아가게 될지 모르겠다.

남자의 첫사랑인 시마모토 그리고 첫연인인 이즈미..시마모토와 이즈미는 둘다 상처를 받지만 현재에서 바라본 둘은 조금 다르다. 지내온 시간이,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달라져있지만 그러나 마음속 깊이 쌓였던 상처는 여전히 흔적을 남겨놓고 있었다. 과거의 상처가 비슷하더라도 그걸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방법은 모두가 틀린법이다. 그것이 현재를 결정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존재할수 없고, 지금 현재가 또다시 나의 과거를 이루는 것이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도 너무 안주하라고만 하지도 않는다. 중간적인 어중간함은 없다고 말하는듯도 하다.

 

그런데 과거를 고쳐서 새롭게 살수 있다면 현재를 미련없이 버릴수 있을까?

하지만 과거의 첫사랑이 나타난다면 현재를 버릴수 있다는 남자....는 만나고 싶지 않다 ㅎㅎ

 

*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한것이 이 책인데 나는 이런 스토리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문체의 아름다움이나, 작가가 전하고 싶은 심오한 뜻이 있다고 해도 나에겐 어떤 아름다운 말로 포장을 해도 불륜은 불륜일 뿐이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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