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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하치의 마지막연인, 결말을 알고 시작한 사랑

by 카타리나39 201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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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의마지막연인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문학선
지은이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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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는 불우한 환경속에서 불안한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상한 종교단체를 이끄는 할머니, 누군지 모르는 아버지, 자유분방한 엄마.....그 안에서 마오는 불안하게 흔들리기만 한다. 마음 기댈곳이 없는 마오짱!

너는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 될거다라는 할머니의 예언. 하치? 대체 그가 누군인지도 몰랐던 마오는 할머니의 말이 사실일까?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만난 남자 하치...할머니의 예언대로 마오는 자신의 삶을 바꿔줄지도 모를 하치와 대면하고 정말 예언처럼 그의 연인이 된다. 그것이 운명인것처럼...하지만 하치는 떠나야 하는 운명을 가졌다.

평생 찾아다니자, 찾으면 돌아와..필요하니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자...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고통이 사그라든다. 하지만 아침이 오면 역시 그만두자고 생각한다. 그러면 또 아픔이 몰려온다.

하지만 마오는 떠나려는 하치에게 떠나지 말라고 매달리지 않는다. 슬프지만 애원하지 않는다. 그저 모든것을 시간이가는대로 받아들이는 하치와 마오...그들의 사랑방식이다. 그저 떠나야함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남아야 함또한 운명이라 생각한다. 무언가를 바꾼다면 그 당시엔 행복할수 있어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 마음이 불행할거라 생각한다.

아직은 남은 시간이라 먼곳에 있는 이별이라 생각하며 그 이별이 없을것처럼 그들은 생활한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서로의 감정이 조금씩 변해가고 어린 연인들은 흔들리기도 한다. 잡고싶다...혹은 남고 싶다....라는 감정의 변화일 것이다. 하지만 끝내 그들은 서로를 가슴에 안고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인다.

단 한순간이라도 자기자신과 농밀한 사랑의 시간을 가질수 있다면, 삶에 대한 증오는 사라진다. 고마워요 하치, 그렇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준 일, 평생 잊지 않을게요

하치가 그녀의 인생에 남겨준 값진 교훈...마오는 흔들리기만 했던 삶을 이제 바로잡아 미래를 볼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졌으니까...언젠가 혹시나 바람처럼 만날지도 모를 하치를 그리워하며...

어느날 바람이 불듯 자연스럽게 그를 만나는 날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

하치와 마오같은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세상 어떤이라도 결국 누군가의 마지막 연인이 될수는 있다.  그전에 자기 자신과 농밀한 사랑의 시간을 가진다면 더 좋을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이것이 두번째였다. 처음 접한것이 키친이였고 읽는 내내 나는 어수선한 감정을 느껴야했다. 무슨 글이 이런가?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의 책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듯하다.

그러나 기대를 하고 읽었던 하치의 연인은 생각보다 실망을 안겨줬다. 키친을 읽었을때 느꼈던 기분은 느낄수가 없었고, 그저 평범한 소설속을 거닐고 있을뿐이였다. 아니 그보다는 조금 괜찮았는지도...어린 그들이 세상을 달관한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모습이 신선했다.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역시 사람은 살아온 환경을 무시할수는 없는 모양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질때까지 떨어져 있으면 돼"

마오가 하치에게 말했던 이 한줄의 말이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책이기도 하다. 정말 싫어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으면 좋아질때가 오긴 오는것일까? 사실 좋아지지는 않아도 싫어하는 감정은 옅어지긴 한다.

싫어하는 사람과 떨어져있다보면 모든것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바퀴벌레가 무섭고 징그럽다 해도 한발 , 한발 뒤로 떨어져 멀어질수록 무섭고 징그러운 생각은 옅어진다. 그런거와 같은 이치다. 떨어져 있으면,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 감정도 흐려진다. 그런데 그건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서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던가...ㅎㅎ

그래도 곁에서 보며 계속 싫어하는 것보다는 떨어져서 감정이 옅어지는것이 정신건강에는 좋을거같다.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

하치와 마오가 언젠가 한번쯤은 우연히라도 만날수 있다면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될까? 여전히 그들은 사랑했던 그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살짝 스치는 바람결에 마오에 대한 하치의 마음이 실려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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