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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유진과 유진, 아이야 네 잘못이 아니란다

by 카타리나39 201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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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유진(푸른도서관9)
카테고리 소설 > 테마소설 > 가족/성장소설
지은이 이금이 (푸른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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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있다. 똑같은 상처를 가지고 똑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들 ...

큰유진은 어렸을때의 상처를 정확히 기억한다. 자신의 부모가 그 사건이 있었을때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보이고 어떤 말을 했는지... "니가 잘못한게 아냐!"  그 말에서 느꼈던 위안, 그리고 따뜻한 부모님 품에서 느꼈던 안도감..그래서 아픔은 남았지만 밝게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유진의 흐려지는 상처는 항상 엉뚱한 곳에서 다시 나타나곤한다.

자신들의 상처를 가장 잘 이해한다 생각했던 친구의 엄마로 부터 듣게 된 말. "그런 애하고는 사귀지 마라" 그런 애...그런애라니...또다시 상처는 아픔이 되고 말았지만 그걸 이겨나갈 힘을...희망을 여전히 부모한테서 받는다.

작은유진은 어렸을때의 자신을 모른다. 상처도, 아픔도, 친구도 어느하나 기억을 못한다. 그저 평범한 소녀였을뿐이다. 단지 다른점이 있다면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는것, 그래서 간절하게 부모의 사랑을 원한다는 것뿐이였다.

그러다 유진과 유진이 만났다. 드러나는 진실..... "너만 그런게 아냐.누구에게도 있을수 있는 일이야. 잊어..아무일도 없었던거야. 너 이러면 엄마도 죽어" 유진은 어쩌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를 위해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닫았는지도 모른다. 치유되지 않고 감춰놓은 상처는 한번 드러나자 더 큰 아픔을 가져왔다. 유진은 그래서 절망한다.

작은 유진에게 필요했던것은 "얼른 잊고 살자. 아무일도 없었던거야" 그렇게 상처가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듯 감춰버리는 행위는 아니였을것이다.  

잊어...없었던 일이야 하며 강제로 덮어버린 상처안에서 유진은 혹시나 자신이 잘못한것이 있나? 하는 불안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치료없이 덮어버린 상처는 스스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더 크게 곪아간다.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래? 왜? 왜?"

그들이 아프게 묻는다. 내 잘못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나에게 그러냐고...

아동 성폭력의 가해자가 받는 벌은 기껏해야 몇년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몇년이 지나면 그들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자신의 생활로 돌아갈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피해자들의 상처는 평생의 짐이요, 족쇄가 되어 그들을 따라다닌다.

성폭력의 가해자가 받는 그 짧은 형벌은 대체 누구의 기준으로 죄의 댓가를 다했다고 할수 있는 것인지 판결을 내린분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성폭행 사건의 경우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 그들은 삶의 터전을 버여야 할수도 있고, 친구들을 잃어야 할수도 있다. 성폭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를 하는순간부터 그들은 계속적으로 상처를 가슴에 쌓아간다. 한번에 끝내도 힘들 그 역겨운 순간의 일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해야 하는 그들의 마음을 누구라서 짐작할수 있을까...

피해자가 한번의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 2의 , 제 3의 피해를 볼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 정말 뭐같은 세상이다.

"길가다가 미친개에게 물렸는데 니 잘못이니?"

큰유진이 작은유진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미친개에 물리면 당연히 미친개의 잘못이다. 그 개를 잡아야 하는것이지 미처 미친개를 피하지 못한 사람에게 니 잘못도 조금은 있잖아...라는 시선을 주는것은 왜일까 

어떤한 위로의 말이나 처벌의 수위를 결정하는것보다 먼저 해야할것은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막는 일이다. 그것은 지금 현재로썬 어른들의 관심밖에는 없어보인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범죄...성폭행...겨우 화학적 거세로 그것을 막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없는것보다는 나으리란 생각을 한다.

그러나 만약 또다시 그런 피해자가 생긴다면 세상은 이상한 시선으로 아이에게 또한번의 아픔을 주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게 할수는 없더라도 안에서 곪게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것이 지켜주지 못한 사회가 해줄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다. 

아이야...절대로...절대로 네 잘못은 아니란다...

말로만 위로를 할것이 아니다. 정말 그들에겐 아무 잘못이 없으니까...이상한 시선을 보내며 그런애랑 놀지마라! 그렇게 생각없이 말하는 멍청하고 차가운 사회가 사라지려면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이 변하는 수밖에 없다.

 

* 세상의 시각은, 사람들의 의식은 계속해서 변해간다. 성범죄의 피해자를 보는 시선도 예전보다 조금은 변했다고 생각해야할까?

* 옛날 옛날엔 말이야.....믿을수 없겠지만..그런때가 있었단다. 그런말을 하는 세상은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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