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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순우리말이란

by 카타리나39 2011.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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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우리말도사리
카테고리 인문 > 언어학 > 국어학 > 방언학
지은이 장승욱 (하늘연못,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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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리란 말은 내겐 낯선 단어였다. 이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된것은 어느 책에서였는데 이런말도 다 있구나 신기했던 나는 책뒤 참고가 된 책들을 확인했고 그래서 알게 된 책이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였다. 

사실 책을 확인하고도 고민을 했다. 나에게 필요한가? 별로...필요없을거 같은데..하면서...한편으론사전처럼 되어있어서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던것이 사실이다. 꽤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구입을 했던 책이다. 하지만 책을 받아 들춰보곤 안심을 했다.

이 책은 현재 잘 쓰이지 않거나, 이미 퇴색되어 사라져버린 우리의 말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내가 불안하게 생각했던 사전식 설명은 아니였다. 생활속으로, 세상속으로, 자연속으로, 사람속으로, 언어속으로...이런식의 분류를 해 놓고 짧은 글들로 설명을 해나간다. 그속을 들여다보면...

"뱃사람말에는 유난히 바람에 대한 말이 발달해 있다. 뱃사람말로 동쪽은 새쪽, 서쪽은 하늬쪽, 남쪽은 마쪽, 북쪽은 노쪽이다. 따라서 새쪽에서 부는 바람은 샛바람, 하늬쪽에서 부는 바람은 하늬바람이다. 가수알바람이나 갈바람도 서풍을 가리킨다. 북풍은 높바람 또는 된바람, 남풍은 게가 눈을 감추게 만드는 마파람이다" (p101)

이런식으로 단어를 설명하면서 연관되어지는 다른 바람들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진다.

윗글에 등장하는 샛바람, 하늬바람, 갈바람등등...뜻은 정확하게 몰라도 한번쯤은 들어 귀에 낯설지 않은 단어들도 등장하지만  사로잠, 어정잡이 혹은 모도리, 뺄때추니, 계명워리, 매나니, 다모토리 등과 같이 전혀 감을 잡을수도 없는 생소한 단어들이 더 많이 등장을 한다.  (무엇을 상상하든...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볼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ㅎㅎㅎ)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도사리란 말은 익거나 자라는 도중에 떨어진 열매나 과실 혹은 못자리에 난 어린 잡풀을 가르키는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했다. 왠지 정감가는 예쁜 단어다. 정감가는 단어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뜻이긴하지만...필요없는 도사리들은 쓸모없다는 이유로 버려지듯 우리의 순수한 말들도 우리의 필요에 의해 사라져갔다.

글자가 없던시절 쓰이던 순우리말들이 한자를 문자로 도입하면서 많은 말들이 한자로 대체되며 사라져 갔을 것이다. 그후엔 또다시 외래어에 의해서도 설 자리를 잃었다...그렇게 언어정책과 필요에 의해 우리곁에서 사라져버린 순수 우리말들...어쩌면 말이란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해갈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것은 어쩔수가 없다.

지금 현재 쓰이는 말이 아니라서 혹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것이 아니니 꼭 알아둬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정감어린 단어들이 있었다는것을 한번쯤은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읽고 나선 쉬이 잊곤 하지만 그냥 이런 단어들도 있었구나 하면서 편하게 가끔 들춰보고 한다.  ^^;;

 

참꽃은 진달래, 개꽃은 철쭉의 다른 이름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똑같이 철쭉과에 속하면서 봄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나 우리 산야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꽃들인데, 왜 하나는 참꽃, 하나는 개꽃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그것은 먹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 때문이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기에 참꽃, 철쭉은 먹지 못하는 꽃이기에 개꽃이 된 것이다...(생략)...철쭉 쪽에서 보자면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밥이 곧 하늘인 현실에서 같은 꽃이라고 해도 목구멍에 넣어 허기를 끌 수 있는 진달래가 참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p115-116) 

철쭉은 억울하겠다. 하필이면 개꽃이라니...ㅎㅎㅎ

 

사실 내가 순수우리말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는 인터넷 아이디를 정할때였던거 같다. 이상하게 그때는 순우리말로 아이디를 정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딱 맘에 드는것이 없거나 혹은 뜻이 맘에 들면 단어가 예쁘지 않아서 포기해버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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