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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나쁜 어린이표, 가슴에 상처를 남긴다

by 카타리나39 201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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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어린이표
카테고리 아동 > 초등1~2학년 > 문학/고전 > 문학일반
지은이 황선미 (웅진주니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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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초등학교 시절 공책에 찍혔던 푸른 도장이 생각났다.

[참 잘했어요!] 라는 글씨가 써 있고, 어린아이가 방긋 웃고 있는 동그란 도장. 요즘에도 이런 도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학교 시절엔 있었었다. 그게 찍혀있는 공책을 보면 왠지 모를 흐뭇함. 아마도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초등학교 교실 뒷편에는 학생들의 이름이 써 있고, 그 학생들 이름뒤에는 색깔있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고 한다. 그건 무언가 착한 일을 했을때 하나씩 담임선생님이 붙여주는 거란다. 슈퍼나 중국집에서 나눠주는 쿠폰같은...

이것을 만든 선생님의 의도는 분명 좋았을것이다. 착한 어린이를 돋보이게 해서 다른 아이들이 따라할수 있게 만드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선생님의 말을 엄청 잘 듣는 편이라는 소릴 들었다. 부모님 말씀보다 더...

하지만 선생님이 잘못 생각한것이 있다. 착한 어린이표라는것도 우습지만 나쁜 어린이표를 만드셨다는것이다. 아무리 어린 가슴이라도 나쁜일을 했다고 아예 광고를 해대면 상처와 함께 자존심이 상하게 마련이다.

한 아이가 운다 "왜 우니?" 라고 물었더니, "쟤가 때렸어요" 한다.

우는 아이는 때린 아이를 가르키고, 선생님은 "친구를 때리는 것은 나쁜거야. 그러니까 넌 나쁜 어린이표 한개" 라며 때린 친구에게 스티커를 준다. 

이런식이 이 책에서 선생님이 사용하는 나쁜 어린이표 스티커다.

나쁜 선생님 표 하나!
고자질한 애한테도 나쁜 어린이표를 줘야지요.
나쁜 선생님 표 둘!
싸움은 지연이가 먼저 시작했어요.
나쁜 선생님표 셋!
저도 발표좀 시켜 주세요.
나쁜 선생님표 넷!
창기는 떠든 게 아니라 수학문제를 물었을 뿐이에요.--- p.33

 

주인공인 건우가 남몰래 수첩에 적어놓은 나쁜 선생님표이다. 아이들을 판단하는 것은 선생님이다. 하지만 과연 선생님의 기준에서 선생님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은 100% 옳은 모습으로 판단될까?

이 책은 그런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과연 내가 본 누군가의 모습이 정말 그 사람의 모든 것인가???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인가???

무언가를 판단하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은 한번더 생각하고,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어린 아이들에 대한 것일지라도....

 

나쁜 선생님표를 기록한 수첩을 선생님게 들켜버린 건우 그리고 그걸 보게 된 선생님은 과연 어떤 합의점을 찾아내게 될까?

 

나는 누군가에게 나쁜 **표를 받는 사람이 되어있는것은 아닐까?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 꽤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 문득 생각이 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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