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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플라이 대디 플라이' 순신과 더좀비스

by 카타리나39 201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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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대디플라이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문학선
지은이 가네시로 가즈키 (북폴리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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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대디플라이를 읽은것은 상당히 오래전 일이다. 그러니까...

플라이 대디
감독 최종태 (2006 / 한국)
출연 이문식,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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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개봉될즈음이였다. 당시 이준기의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되었지만 정작 영화가 개봉했을때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을 보이곤 슬그머니 극장에서 사라져버린 영화이기도하다. 그래서인지 내가 보려고 마음 먹었을때는 상영하는 극장이 하나도 없었다. 개봉했다고 들은게 얼마 되지도 않았을때였는데 ... 그래서 결국 나중에서야 봤다.

 

이 영화나 책의 줄거리는 아주 아주 간단하다.  폭력을 당한 딸과 그 폭력을 행사한 이에게 맞설줄 알았지만 권력앞에 힘없이 무너져버리는 무능력한 아버지는 그로인해 딸과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그런 거리를 좁히고자 노력하는 아버지와 그가 맞서려는 폭력앞에 대항할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불량배일수밖에 없는 학생의 도움이 주된 줄거리다.

이것도 하나의 성장소설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은 영화속 이문식의 모습이나 책속의 아빠가 처음 시작과 중반을 넘어서고 마지막 단계쯤 가면 꽤 다른 모습을 보였기때문일 것이다.

성장은 청소년만 하는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조금더 나은쪽으로 변해가는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일것이다. 평범한 아니 어쩌면 평범보다도 더 소심한 회사원인 가장이 딸의 폭력에 대한 원한을 갚기 위해서라고하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은 참 눈물겹다.

무능력한 가장의 성장은 힘겹지만 눈물겹고, 눈물겹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모습이 참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하나의 목표를 가진 인간이 얼마만큼 변해갈수 있는지, 얼만큼의 노력을 기울일수 있는지...그 성취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것이 플라이 대디 플라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가졌던 인물은 가정을 위해 다시 용기를 내는 아버지가 아닌 그런 그를 돕는 순신이라는 인물이였다. 순신이란 인물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몇권에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기도 하다. 조금은 불량스러워보이지만 책을 좋아하고, 멋있는 구석이 꽤 많은 녀석이다.

한국적인 이름인 순신이 등장하는 이유는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재일교포이다. 그의 아버지가 일본인으로 전향한 관계로 재일교포사이에서도 일본인한테서도 따돌림을 받았다고 하는 이 작가는 그래서 자신의 책에 재일교포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이 등장한다. 

그런 그의 모습이 가장 많이 반영된 책은 재일동포 3세 고등학생 스기하라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 GO다. 그는 그 책으로 2000년 일본 최고의 대중문학에 수여되는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후 레벌루션 NO.3플라이 대디 플라이 그리고 SPEED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재일교포이며 삼류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웃사이더같은 순신과 더 좀비스의 멤버들이다.  살아있는 시체에 가까운 존재로 취급받는 삼류남자고등학교 학생들은 그룹 더 좀비스를 구성하게 된다. 남들에겐 삼류취급만 받는 그들이지만 철학서를 좋아하고 하드보이들 소설을 읽으며, 재즈를 즐긴다는 공통점으로 모여든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결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울해하지 않는다. 비록 쓰레기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쓰레기같은 취급을 받아 자존심은 좀 상할지라도 삶을 즐길줄 알며 세상을 향해 통쾌하게 웃어줄줄 안다.

아빠의 성장기라고 할수있는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통해 나는 순신을 만났고 그로 인해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몇권더 읽게 되었다. 그건 순전히 순신이와 유쾌한 좀비스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였다.

 

* 책정리를 하다보니 이 작가의 책이 여러권 ㅡㅡ;; 그래서 처음 이 작가를 알게해준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 대한 리뷰를 써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넘의 몹쓸 기억력이 줄거리만 떠오르게 하는게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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