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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지금 사랑하지않는자, 모두 유죄

by 카타리나39 201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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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거짓말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물론 자세한 내용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유호정과 이성재 그리고 배종옥이 나왔었고, 부부인 유호정과 이성재 그리고 그 사이에 끼게(?)되는 배종옥의 이야기로 기억되어지 지는...

매일 매일 드라마를 챙겨볼 정도로 드라마에 열정이 있지도 않았었던 때, 그저 유호정이 연기한 정은수라는 여자가 행복하길 바라면서 가끔 한번씩 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드라마의 끝은 보지 않았고, 그닥 좋아한 드라마는 아니다.

무엇을 보든(드라마, 소설, 영화) 일단 처음 마음에 들어온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응원하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 주인공에게 감정을 들여놓고 보긴 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하기에 드라마를 보면서 짜증이 나고 결국 시청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거짓말이란 드라마는 정은수를 중심에 놓고 본 드라마다.

아마 이 드라마도 그래서 끝을 보지 않았을것이다. 나는 은수(유호정)와 준희(이성재)의 사랑이 계속되길 바랬다. 그런데 준희가 성우(배종옥)에게 흔들리는것이 싫었고, 그로인해 은수가 슬퍼하는것이 싫었다. 은수를 사랑하면서도 성우에게 흔들리는 준희의 가벼워 보이는 사랑이 싫었다.

[사랑은 교통사고같은거야]

그랬던가? 그래, 그들은 사랑을 그렇게 정의내렸는지도 모른다. 어느날 내뜻과는 상관없이 예기치않게 다가오는것, 그것이 사랑이라는걸 누가 부정할수 있겠는가.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나는 여전히 책임져야할 사랑이 있는 사람에겐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아니 일어나기전에 조심해야겠지만 일어나더라도 그 사고의 감정을 끌고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짓말이라는 드라마는 꽤 오랫동안 내 기억속에 머물러 있었다. 준희를 바라보는 은수의 슬픔과 준희와 은수를 바라보며 애써 자신의 감정을 피하려하는 성우, 그리고 두 여자 모두를 사랑(?)하는 준희의 모습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다. 물론 결말이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를 생각해본적은 별로 없었기에 거짓말이란 드라마가 누구의 작품이였는지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알게 되었다. 노희경작가의 작품이란걸...그렇다고 내가 와~ 노희경 작가거였구나~ 라고 감탄했을리는 만무하다. 누군지도 모르는 작기였는걸...

그런데 그후로 나는 이 작가의 드라마를 한편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 이 작가의 드라마는 밝지 않다. 내가 느낀것은 그것이다. 참 진지한 드라마다. 기본적으로 나는 드라마는 밝고 경쾌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기에 참 인연이 없었던 작가다.

지금사랑하지않는자모두유죄노희경에세이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 그림이있는에세이
지은이 노희경 (헤르메스미디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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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집에 있던 책이다. 긴 소설을 읽기는 싫고, 심심하고 무료해서(내방 티비님 사망으로 가끔 시간이 있을때는 할일이 없어졌다 ㅜㅜ) 고른 책이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에세이다. 그럼에도 글은 편하게 읽히긴 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제목이 좋다. 자기자신을 포함해서 현재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사람에게 회의를 느껴 동물을 곁에두고 사랑해도 사랑은 하고 있다. 남여간의 사랑도,가족에의 사랑이 있고...그렇게 살아 숨쉬는 모든것은 매순간 무언가를 사랑하며 살아가는것이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며 살자. 사랑이 세상을 바꿀수 있다라는 말은 결코 그릇된 말이 아님을 안다. 뭐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도 있지만 그건 아직 나에겐 힘들 말이고  ...

나는 아직도 내 생각의 틀속에 갇혀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생각밖의 사람을 사랑하기란 쉽지가 않다. 내가 정의내린 사랑외의 사랑을 아름답다 말하기도 어렵다. 아직도 더 나이를 들어봐야 세상 모두를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을까?

이 작가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따뜻한 시선과 착한 심성을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드라마는 재미는 조금 없을지도 모르지만(일단 시청률로 보면) 감동은 충분히 전해주는 모양이다.

비록 내가 이 작가의 드라마를 보게 될지 아닐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그래도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드라마를 쓴다는것에 부러움이 생기는것은 어쩔수 없다.

 

 

* 역시 에세이는 자기 중심의 얘기여서인지 감정을 담기도 힘들고, 나하고는 인연이 닿지 않는 느낌의 내용들이 많아서인지 선뜻 고개를 끄덕여지지도 않는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보면 자신들의 얘기를 담담하게 써주시는분들도, 일상의 감성들을 써 올리시는분들도 꽤 많다. 그런글에는 나도 모르게 맞아 맞아! 그랬지, 그럴수도 있어...라는 감정을 담게 되는데...아니 실제가 아닌 소설에도 감정이입을 시키는 판인데 책으로 나오는 유명인들의 에세이는 어째서 이렇게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들이라는 생각만 드는것일까? 훔..도대체 알수없는 나의 감정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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