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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여인열전, 역사속엔 여인들도 존재한다

by 카타리나39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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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열전(이덕일)(보급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 역사인물
지은이 이덕일 (김영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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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디까? /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 앞밭에는 당추 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귀먹어서 삼년이요 눈 어두워 삼년이요 / 말 못하여 삼 년이요 석 삼 년을 살고 나니 / 배꽃같던 요 얼굴이 호박꽃이 다 되었네... (p7)

이것은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시집살이에 대한 노래다. 전부를 알지는 못했지만 나또한 들어봤떤 노래다(어디서 들었던건지 ㅡㅡ;;) 노래를 보면 그 시대의 여인들을 삶을 짐작할수 있다.  그 시대엔 여인들은 출가외인으로써 시집에 들어가면 모든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어른을 공경하고, 지아비를 받들며, 자식을 잘 키워내는것만이 훌륭한 여인으로 칭송받았었다. 그것은 비단 양반가의 여인뿐 아니라 왕가의 여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열녀문은 그 당시 여인에 대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시대에 살았던 여인들의 삶이란 대체 어떠한가...왕비열전에서와도 겹쳐지는 부분이 꽤 있는 책이긴하다.

왕과 남자들의 권위가 높았던 그 시대에도 분명 여인들은 살고 있었으며 그 시대의 모든 부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하고, 그들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그들과 맞서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준 여인들...

시대가 지나면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또 어느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훌륭하다 아니다 뒤바뀌는 경우도 분명히 생겨난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지식이란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법이다.

선조의 입장에서야 나서기 좋아하기 설쳐대는 며느리인 소현세자빈 강씨를 미워했겠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강빈은 조선시대 무역을 해냈던 여장부라고 할수도 있다. 그런 그녀가 경제적으로 뒷받침을 해줬기에 소현세자는 그 힘겨운 인질생활을 그나마 편히 견뎌낼수 있었을 것이다.

이책은 총 9부로 구분되어있다.

1부에선 경제인으로 바라본 소현세자빈 강씨와 사대부를 향한 저항자로 표시한 정난정 그리고 최초의 근대여성으로 표현되는 나혜석에 대해 말한다.

2부로 넘어가면 여성을 지배한 인수대비 한씨와 희대의 요녀가 아닌 신분사회에 맞선 여종의 딸로 표현되는 장희빈과 당론을 쫓아 남편을 버린 냉혹한 혜경궁 홍씨의 모습이 그려진다.

3부에선 고구려와 백제를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운 소서노와 가야의 공동 시조인 허황후 그리고 선화공주와 문희에 대해...

4부로 넘어가면 선덕여왕과 진덕여왕, 진성여왕이 다룬 여왕들의 나라를 소개한다.

5부엔 임금위에 군림했던 여인들인 천추태후와 기황후를

6부에선 여성억압과 불평등 사회의 저항시인이라는 허난설헌과 조선초유의 여성성리학자 임윤지당, 천추교 최초의 여회장 강환숙에 대해 알려준다

7부는 원경왕후 민씨에 대해

8부는 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보다 더 시선을 잡았던 카리스마 넘치던 미실과 성해방론자라고 말하는 어우동

9부에선 의인이 된 논개와 드라마라도 만들어진 김만덕 그리고 식민지 농촌의 여왕이라는 최용신에 대한 얘기로 끝을 맺는다.

 

드라마로 보기전엔 김만덕이 누군인지 알지도 못했다. 드라마를 통해서 그런 사람도 있었구나 했지만 사실 드라마는 몇회만 보다가 포기해버렸었다. 그런데 그 김만덕이 이 책에 등장하고 있었다.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던, 정말 제대로 사회사업이 뭔지를 보여줬던 인물임에 확실한가보다.

시대가 흐르면 시각이 변해 평가도 분명 달라진다. 그렇게해서 재조명되는 인물들도 분명히 존재할것이다. 여성에 대한 시각은 점점 더 달라지고있다. 그래서 그시대의 입장에서보면 요녀로 취급받거나 부도덕안 인물로 취급되더라도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시대를 앞선 인물이 되어버릴수도 있다.

음란하다는 말을 듣곤하는 진성여왕에 대한 시각도 그 시대가 아닌 그후의 시각으로 바라본 평가일것이다. 하지만 그부분에 있어서는 현대의 시각이 아닌 그 시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신라시대의 남녀관이란게 지금 우리가 이해할수 없는 것들이 꽤 많았다.

이 책에도 소개되어있는 김유신과 김춘추의 관계를 들여다보자. 김춘추의 부인은 김유신의 막내 누이 문희다. 그런데 김춘추와 문희 사이에서 낳은 딸이 김유신의 부인인 지소부인이다.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도저히 있을수 없는 사태지만 그 당시는 그런일이 꽤 많았고 사회적으로도 용납이 되던 시기였다. 그것을 현대의 시각으로 판단하고 평가할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할수 있다.

다른 시대와 다르게 신라시대가 유난히 이런 관계들이 복잡하다. 따지고 들어가보면 여기저기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를 보여주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출신성분때문인듯하다. 성골은 성골끼리 .. 뭐 이런게 있었기에 근친혼도 허용되었던듯 하다.

 

과거를 들여다볼때 그 시대만이 갖는 독특한 풍습을 이해하고 봐줘야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현대인의 시선으로 봐줘야 할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을 균형잡히게 바라볼수 있게 도와주는것이 역사학자들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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