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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다 잊으니 꽃이 핀다

by 카타리나39 201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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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면서부터 잘 가지 않게된 서점을 들렀습니다. 우연히...그날 비가 내렸다거나 눈이 내렸다면 운명적이야! 라고 말할수도 있었겠지만 여느날과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였습니다. 아니 겨울이 가는것이 싫었는지 따스했던 며칠을 시샘하듯 유난히 차가운 바람이 불기는 했습니다.

특별히 살게 있었던것도 아니라 그냥 책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 책...

다잊으니꽃이핀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 그림이있는에세이
지은이 박태 (글로세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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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때문이였을까요! 아니면 선명한 붉은색이 제 시선을 잡았던걸까요? 그렇게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제목밑에 샌프란시스코의 화가 박태의 / 눈이 기억하는 시간들 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사람의 선입견이란 얼마나 무서운것인지요. 저는 화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니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당신의 이름이 박태의...인줄 알았습니다. 사람의 이름은 대부분 세자니까요.

와! 특이한 이름이야라는 생각. 그런데 남잘까? 여잘까? 라는 의문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더라지요. 앞부분에 있을꺼라 예상했던 작가에 대한 소견이 안보였습니다. 책을 뒤적이니 뒷쪽에 있더군요. 그런데..

박.태...

당신의 이름은 외자더군요. 더구나 여자...분...잊지 못할만큼 특이한 이름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은 화가라고 불려지길 원할까요 아니면 작가라고 불려지길 원할까요?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아마도 화가라고 불려지길 원할거 같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그린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글들을 실은 책에 어째서 다 잊으니 꽃이 핀다라는 제목을 정했는지...무언가를 잊어야 했었나봅니다. 그 아름다운 추억이 꽃으로 피어났을까요?

진실한 사랑은 그대가 자유롭게 완성될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는 당신의 말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말...변해야 할것과 잊지 말아야할것이 있다. 변해야할것은 반복되는 실수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단점이다. 잊지 말아야할것은 가장 힘든 시간에 도움을 주던 사람과 모두것에 늘 감사하는 마음과 낮게 사는 마음이다. 또한 자신의 삶 안에서 가장 춥고 어두운 때에 다짐했던 나 자신과 한 약속을 잊어버리지 말아야한다 (p113)

당신은 당신자신에게 그리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제 가슴에도 들어옵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합니다. 나는 변해야할것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잊지 말아야할것을 잘 간직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림에 관심은 없지만 편안하게 볼수 있는 그림을 좋아하긴 합니다. 당신의 그림이 그랬습니다. 그림볼줄 모르는 제가 추상화에 관심이 있을리 만무하고, 저는 인물화나 풍경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당신의 그림속 사람들은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는거같아 좋았습니다. 때로은 외롭고 피곤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부드러움이 보이는건 저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안한 그림과 짧은 글로 당신을 만나게 해줬던 이책은 아마도 친구에게 선물로 보내질거 같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카페에 앉아 비내리는 풍경을 보며 이 글을 읽는다면 당신의 마음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이니 그저 가까운 카페의 한 구석에 앉아 친구에게 전해주며 함께 책장을 넘기게 될거 같습니다.

그때 비가 내려준다면 아마 당신의 글은 더 긴 여운을 남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글이 비와 연관된것도 아닌데 왠지 그런 느낌이 들게합니다.

어느날 여유로운 미국여행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래서 그곳에 도착한다면 당신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떠오른다면 당신이 활동하고 있는 갤러리를 한번쯤은 찾아가게 될런지도 모르지요. 먼 미국여행이 이뤄진다면 말입니다.

 

* 박태라는 화가분이 요정시리즈로 친숙하다고 하는데 사실 전 처음입니다. 아주 아주 생소한...뭐 그만큼 제가 그림쪽에 관심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네요. 리뷰를 어찌쓸까 고민하다 이번엔 약간 형식을 바꿔 써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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