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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내 나이가 어때서 - 일상의 제약, 나이뿐일까?

by 카타리나39 201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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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저자
황안나 지음
출판사
샨티 | 2005-08-05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65세의 저자 황안나(본명 황경화)의 23일 국토 종단기.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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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가 해보지 못한 도전을 했다.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것은 무척이나 가슴 떨리면서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모든것이 갖춰져 있다. 그일을 할수 있는 모든것들이...다만 그것을 할 용기만이 필요했던 상황. 그 상황에서 용기를 낸 사람의 도전기를 읽는것은 왠지 더운 여름에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 들게 한다. 갈증을 느끼니 시원하긴 한데 무언가 맘에 차지 않는 기분...내 자신은 용기가 없으면서도 그런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내 나이가 어때서.....이 책이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 책이다.

살아온 세월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던 그녀(안나)는 이제 누구보다 활기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행도 다니고, 산도 타고...그녀의 삶은 이제 평온하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고, 어느정도 안정된 경제력또한 있는듯하고...그렇게 그녀는 편안하게 쉴수 있는 배경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부족한것은 남들의 시선속.....나이를 생각할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용기정도였였는지도 모른다.

그래, 책의 제목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의문을 던질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다. 우리 사회는 나이라는것에 대한 선입견이 강해서 어떤 나이엔 뭘 할수 없을꺼고, 어떤 나이엔 무엇을 해야하고 라는것이 분명히 자리잡고 있을테니 환갑이 지난 그녀가 국토종단을 한다고하면 다들 의아함을 갖게 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그녀는 용기있게 길을 홀로 떠났다. 그런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그게 뭐 대단해서?라는 의문이...슬쩍 내 머릿속을 자리 잡는다. 

내 부모님을 생각해서였는지도 모른다. 하고 싶으신것도 많을텐데 아직은 충분치 않은 경제적 여건때문에 마음껏 할수없는 그분들의 현실...그래서 모든것을 갖춘 상황에서의 그녀의 도전에 이렇게 김빠진 기분을 느꼈을것이다. 아니 내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아도 나 자신을 바라봐도 그런것은 마찬가지다. 나또한 모든것, 특히나 경제적 여건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일을 하고 살아갈꺼란 생각이 가득하니까 (닥쳐봐야 할수 있을지 알겠지만...지금 생각은 그러하다)

 

국토종단이 쉬울꺼란 생각은 아니다. 내가 걷는걸 좋아해도 국토종단같은 힘겨운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긴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는 알수 있다. 그러니 그 힘겨움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 그 나이에 자기가 하고 싶은것을 하기 위한 용기를 냈다는것이 뭐가 대단해서?라는 의문이다. 아무것도 없고, 지금 누리고 있는것을 모두 버리고 떠나는 사람, 다시 돌아왔을때 처음부터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출발하는 사람들의 용기에 더무게를 실었던 나여서 인지도 모르겠다.

떠남은 돌아올곳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녀였다. 맞는 말이긴하다. 하지만 돌아와 편히 쉴 모든 여건이 주어진 상황에서의 떠남은 그닥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은 아님은 확실하다. 그것이 국토종단이 되었든 무언가가 되었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나이에 그런 결심을 했다는것이 쉬운일이 아님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그래, 제목이 말해주듯 그녀의 나이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해야하는것이다.

언제든지 실패하면 돌아와 쉴수 있는곳이 있고, 새롭게 걸어갈수 있는 바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조금만 용기를 내서 하고 싶은것을 해보렸만....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하기엔 내가 이뤄놓은것이 너무도 없다. 그렇다고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또한 없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그녀의 나이쯤 되었을때, 그리고 그녀처럼 모든것이 안정되었을때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할 용기가 있을지는 자신할수 없다. 그래서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 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낼수 밖에 없으리라....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엔 이루고 싶은 꿈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것을 버리면서 도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그것은 자신안에 자리잡은 불안감을 가장 큰 원인이다. 나도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모양이다. 미래가 불안하고, 이렇게 그저 이렇게 시간이 가는대로 흘러가다 인생을 끝낼거같아 불안하면서도 뭔가 새로운것에 도전할 용기는 없다. 그것이 지금의 나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얘기가 아닌 그녀의 도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그녀의 도전이 조금은 부럽다. 나는 언제쯤 내 인생의 도전이라고 할수 있는 일을 할수 있을까??? 아니 내 생에 그런일을 할수 있기는 할까? 그런 의문들이 자꾸 생기다보니 처음 읽었을때 그게 뭐 대단한거라고?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며 "그래, 그 나이에 정말 대단한거구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 나이라는것에 무게를 싣고 있는 나 ㅡㅡ;; 하지만 마음 한편에 여전히 남아있는것. 떠나고 돌아왔을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였다면 가능한 도전이였을까?하는 의문...

그래, 그 나이면 어떻고 이 나이면 어떻겠는가. 내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살면 그만인것을..그것이 하품나게 평범한 일상이라고 자신이 만족하면 그만인 삶인것을...

 

이 책...괜찮다는걸까? 별로라는걸까? 다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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