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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황석영의 바리데기

by 카타리나39 201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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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저자
황석영 지음
출판사
창비 | 2007-07-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중국대륙과 대양을 건너 런던에 정착한 탈북소녀 '바리'의 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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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설화...

한나라의 왕이 혼인을 하여 딸을 낳았다. 첫째, 둘째, 셋째 계속해서 딸만 낳자 차츰 실망해가던 왕은 일곱 번째 아이조차 딸이라는 것을 알고 절망한다. 그래서 그 아이를 제대로 이름도 대충 바리데기라하고 버려버린다. 버려진 아이는 또 누군가에게 거둬지어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왕이 병이 들었고 그를 구하기 위해 서천에서 생명수를 구해와야 하는 일이 생기지만 그들이 키운 여섯딸은 그곳으로 향하기를 거부한다. 그때 자신들이 버렸던 일곱 번째 딸을 생각해내고 착한 바리데기 그런 아버지를 위해 길을 떠나고 결국 왕인 아버지를 구한다는 얘기다.

 

...뭔 설화가 이따우냐 ...

효심을 강조하는 설화인 모양이다. 뭐 그러니 필요가 없다고 버리고 필요해서 찾아와도 원망은커녕 흔쾌히 들어주는 자식이 등장하지 않는가. 원래 뭐 설화라는 것이 대부분 이런 모양새이긴하다. 효심을 강조하거나 혹은 권선징악을 강조하거나...

 

제목이 바리데기여서 사실 이 설화와 뭔가 비슷한것인가보다 했다. 하긴 이 소설속 주인공 바리의 출생은 좀 비슷하긴하다. 그러나 설화와 다른점은 부모가 다시 데려다 키웠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북한지방관료의 일곱째 딸로 태어난 바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름 행복하게 살지만 외삼촌 때문에 가족이 뿔뿔히 흩어지며 힘겨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긴 여정을 떠나며 삶을 이어가는 바리의 삶을 따라가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다. 평범한 출생을 맞이하지 못한 바리는 또한 평범하지 않은 아이다. 신기를 타고 났다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런류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현실적이려면 확실하게 현실적으로 판타지를 다루려면 확실하게 판타지로!!이런게 좋은 사람이기에...

 

바리의 삶은 부모님과 헤어지고 할머니와 생활하면서 조금 어려운 듯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이런저런 도움을 받는듯하다. 불법체류자로서의 어려움도 별로 보이지 않고...결혼한 남편이 사라졌어도 그녀의 영적인 능력때문인지 살아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며 살아간다. 바리와 함께 불법체류자가 된 샹의 인생이 더 애달프고, 아프다 할수 있다. 그녀의 삶이 더 불법체류자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전쟁, 불법체류, 국경, 인종, 종교 다양한것의 갈등을 보여주고 싶어했는지는 모르지만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바리의 모습에서 그 아픔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하긴 내가 읽기엔 바리의 일상이 그닥 힘겹게 느껴지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알수 없는것에 대해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발마사지 기술을 배워 영국으로 넘어온 바리는 불법체류자다. 하지만 그녀의 어디에서도 그건 잘 느껴지지를 않다고 어느날 갑자기 불법체류자 단속이 있다는 말에서야 아, 그녀도 불법체류자였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 단속이라는것에서도 바리는 왠지 너무 쉽게 넘어가 주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불법체류자의 현실을 보기엔 어려웠다고 본다. 주변의 인물은 잡혀서 추방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바리는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에게로 피신했다가 그와 결혼함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버린다. 내가 주인공의 고난을 바랬는지도 모르지만 뭔가 맥빠지는 전개가 아니였나 싶다.

 

꽤 오래전에 받은 책인데 읽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던 책이다.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 읽은 책이지만 사실 모르겠다. 이 책의 좋은점이 무엇인지....그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겠다. 하긴 작가의 진심을 파악하는 것은 아무도 할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생각이 100% 일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같은 것을 보라고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은 모두 다르니 말이다.

 

내가 이렇게 받아들였다해도 또 다른 사람들은 훌륭하게 받아들이겠지. 어쩌면 소설의 매력이란 그런게 아닐까 싶다. 하나의 책으로도 여러 가지의 느낌이 존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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