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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하루키의 여행법

by 카타리나39 201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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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08-12-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상실의 시대,태엽 감는 새 등을 펴낸 일본 인기작가가 귀중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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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얼마나 관심이 없냐하면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몰랐다는것다. 이 사람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읽다가 포기한것이 첫번째 이유에서였을것이고 (제목은 기억에도 없음), 그 다음에 다시한번 읽은 책은 끝까지 읽었지만 내 취향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기때문이었을것이다만 사실 나는 작가에 성별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있지는 않다.

이번 하루키의 신작이 나오면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왔던 모양인데도 역시나 나의 관심밖의 얘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루키의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단 하나....여행이라는 단어때문이다. 여행이라는것은 언제나 날 설레게 하고 그래서 여행안내책이나 여행에세이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나의 마음에 부채질을 하는 반면 조금은 위안을 주기도 한다. 대리만족도 가능하고. 다만 부작용이 큰 경우는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때문에 더 힘들기는 하지만 ㅡㅡ;;

 

이 책은 작가가 나녀온 곳과 관련된 단편이다. 이스트햄프턴을 시작으로 무인도.까마귀 섬의 비밀, 멕시코 대여행, 우동 맛여행, 노몬한의 철의 묘지,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베까지의 도보여행 이렇게 일곱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제목만 봐서는 그닥 땡기는 구석이 없다. 이건 여행에세이 아니던가. 그런데 아는 지명이 거의 없다는 사실...ㅋ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가는 여행에세이와 맞지 않는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여행관련된 글을 쓰면 읽은 독자로 하여금 그곳에 가보고 싶다던가 혹은 작가의 글속에서 대리여행의 만족감이 어느정도 느껴지던가 둘중의 하나의 충족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느낌을 전혀 가질수가 없었다. 이 책은 그저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 관련된 에세이다. 여행이 주는 설렘이나 그런것이 전혀없다. 아, 내가 왜 이걸 휴가기간에 읽은것인지 알수가 없다.

다만, 부러운것은 이 사람의 여행.....일정에 얽메이지 않고 더 있고 싶으면 있을수 있는 자유. 원고 청탁을 받아 떠날수 있는 여행 (가는 사람은 뭘 꼭 써야한다는것에 스트레스를 받을수도 있겠지만) ... 여행에세이를 쓰려면 적어도 그곳을 스쳐지나는것이 아닌 삶을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야 그곳에 대해 더 많이 알고...더 많이 느낄수 있을테니 말이다. 잠깐 여행삼아 다녀온곳에 대한 에세이를 읽을때마다(두어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내가 실망을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때 떠나서 돌아오고 싶을때 돌아올수 있는 자유를 가진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혹은 모든것을 버리고 다른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그렇다.

모두가 어딘가로 떠나버린 휴가철......홀로 도시를 지키는듯한 기분이 든다. 이 더위에 다들 어디로 가버린것일까...난 정말 싫은데... ㅜㅜ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위안을 삼으려했것만 마음에 차지 않는 책이였다. 다만 그의 말처럼 여행을 다닐때는 카메라에 담기보다 자신의 마음속에, 눈속에 담는것이 정답일듯한데 요즘은 무조건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있으니...사진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떠올릴까? 그의 여행법처럼 풍경을 가슴에 담고 떠오르는 몇몇의 단어를 메모장에 적으며 쉬엄 쉬엄 여행을 언젠가는 떠나볼수 있겠지...그렇겠지... ^^;;

 

* 여행에세이를 쉽고, 재밌고, 여행가고 싶게 쓰는것은 참 어려운 일인듯하다. 새로운 여행에세이가 눈에 들어오는것이 있는데 살까 말까..그래서 고민중..그런데 생각해보니 나의 이책에 대한 감상은 전적으로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것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나는 어째서 이렇게 에세이가 별로인지 모르겠다. 친해지지가 않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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